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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바이오허브로 뜬 싱가포르…글로벌제약사 10개중 8개 `둥지`

송경은 기자
입력 : 
2019-09-01 17:45:04
수정 : 
2019-09-02 09: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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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연구소·대학 클러스터
GSK·노바티스·암젠 등 입주
바이오벤처도 60여개 들어와

세제 혜택·규제 완화는 기본
풍부한 바이오인력이 경쟁력
18개월 국비교육후 기업 공급
◆ 싱가포르 바이오클러스터를 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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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다운타운에서 남서 방향으로 20분 정도 차로 달리면 나타나는 투아스 지역의 바이오메디컬 파크에 위치한 암젠 싱가포르 제조공장(ASM). 제조시설 모듈화를 통해 동일 생산량 대비 공장 크기를 5분의 1로 줄여 공간 효율성과 생산성을 확 끌어올린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 암젠의 '차세대 바이오 제조공장'이다. 전 세계 65개국 수천만 명 환자에게 공급하는 암젠의 다양한 바이오의약품과 정제물질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제임스 웨이드너 ASM 공정개발 부문 전무는 "기존 스테인리스 스틸로 이뤄진 대형 반응기와 파이프 등 고정시설을 변형·이동이 가능한 장비와 일회용 비닐백·플라스틱 튜브 등으로 대체한 첫 바이오 제조공장"이라며 "이를 통해 기존 시설 부피를 80%가량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브리슨 ASM 제조 부문 전무도 "공정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공간에서 여러 품종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때그때 수요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할 수도 있다"며 "의약품 다품종 소량생산을 통한 환자 맞춤형 치료 추세 대응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암젠에 따르면 동일한 양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한다고 가정할 경우 기존 시설에 비해 차세대 바이오 제조공장에 들어가는 자원과 비용을 90% 이상 줄일 수 있다.

미국 제약사 애브비 역시 2014년 아시아 지역 첫 제조공장을 싱가포르 투아스 바이오메디컬 파크에 구축했다. 투아스 바이오메디컬 파크에는 이 밖에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노바티스, 로슈, MSD,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대거 입주해 있다.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에 따르면 세계 10대 글로벌 제약사 중 8곳이 싱가포르에 입주해 있고, 전 세계 의약품 공급량의 40%가 싱가포르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처럼 싱가포르가 바이오산업 허브로 급부상한 것은 세제 혜택과 같은 금전적 지원도 있지만 싱가포르 정부의 탁월한 바이오 인재 양성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바이오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싱가포르 정부가 바이오 기업에서 일할 만한 인재를 별도로 선발해 전액 국비로 18개월간 전문 교육기관에서 교육시킨 뒤 기업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바이오의약 분야 전문인력은 6000여 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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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투아스바이오메디컬 파크에 입주한 암젠 차세대 바이오 제조공장. [사진 제공 = 암젠]
마크 오도노휴 애브비 싱가포르 사이트 디렉터는 "싱가포르 정부는 우수한 연구 인력을 끌어들여 이들을 잘 훈련시키기 때문에 고급 인력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며 "특히 클러스터 형태로 다양한 기업과 연구소, 대학을 밀집시켜 인적 자원 교류가 쉽고 혁신적인 성과를 내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바이오 인재 육성 외에 우수 과학자들이 싱가포르에 정착하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공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알렉산더 레즈하바 싱가포르 과학기술청(A*STAR) 싱가포르지놈연구소(GIS) 디렉터는 "역량이 우수한 젊은 과학자들을 데려오기 위해 A*STAR 담당자들이 매년 해외로 나가 직접 만나러 다닌다"며 "이들에게는 연구비부터 자녀 교육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A*STAR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같은 정부 부처로 싱가포르 과학기술 분야 R&D와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바이오메디컬 파크 외에도 바이오산업을 키우기 위한 바이오 클러스터가 싱가포르 도처에 마련돼 있다. A*STAR가 들어서 있는 싱가포르 퀸스타운의 비즈니스단지인 '원-노스' 중심에는 바이오 연구단지인 '바이오폴리스'가 자리해 있다. GIS를 비롯한 노바티스, 다케다, 로슈, 메조블라스트, 아스트라제네카, 일루미나 등의 연구시설이 이곳에 입주해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바이오 클러스터에서 개발된 기술이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술 사업화 전담 기관인 A*STAR 액셀러레이트를 중심으로 '중개의학 이니셔티브'를 운영 중이다.

셰리 왕 A*STAR 액셀러레이트 의료기술 부문 상무는 "어떤 연구 성과가 논문을 내고 끝나는 게 아니라 사회에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환자를 치료하는 데 쓰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구가 A*STAR 액셀러레이트"라며 "최근 A*STAR 지원을 받아 입주하는 바이오 벤처들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싱가포르 바이오 클러스터 내 바이오 벤처는 60여 개에 이른다. 글로벌 제약사 GSK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지리적으로 전 세계에서 원료를 들여오고 제품을 다시 내보내는 데 매우 유리한 위치"라며 "적도에 위치해 환경적으로도 태풍, 지진이 없어 안정적인 제품 제조와 유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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