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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로봇이 아시아 제조업 몰락시킬 것

입력 : 
2013-10-16 17:27:44
수정 : 
2013-10-17 14: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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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지식포럼 / 맨큐 - 코웬의 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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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세계지식포럼에서 청중들이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오른쪽)와 타일러 코웬 조지메이슨대 교수의 토론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인도 인도네시아 등 경제구조가 급속히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 세계지식포럼 둘째날에 나왔다. 전날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가 "중국은 5~6년 안에 문제가 터질 수 있다"고 말한 데 이어 신흥국에 대한 경고다. 석학들은 브릭스(BRICs) 국가들에 대한 위험이 미국 양적 완화 축소부터 시작해 제조업 혁명 등 두 가지 측면에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신흥국에 새롭게 드리우고 있는 위기요인들은 선진국에서 촉발된 측면이 강해 '선진국의 역습'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먼저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는 16일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과 만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초과지급준비율(Excess Reserve RateㆍERR)을 올리는 방법으로 출구전략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맨큐 교수는 매일경제 기자에게 "신흥국에는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재닛 옐런 신임 FRB 의장은 사람들에게서 컨센서스를 만들어내는 사람(Consensus Builder)"이라고 말해 현재 FRB가 이런 출구전략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있음을 시사했다.

초과지준금은 미국 시중은행들이 법정준비금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대출 부실 위험이 커졌을 때를 대비해 중앙은행에 쌓는 자금이다. FRB는 이 돈에 대해 2008년부터 이자를 지급해 왔다. 그 이자율이 초과지준율(현재 0.25%)이다. 이를 올리면 미국 은행들이 시중 대출을 줄이고 연준에 돈을 맡길 동기가 커진다.

게다가 FRB가 공식 금리는 올리지 않더라도 시장금리가 올라가는 효과도 발생한다. FRB에 돈을 맡기면 하루에 0.3%(연율)를 받는데 시장금리가 0.25%라면 시장에서 돈을 빌려 FRB에 맡겨서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연준은 홈페이지를 통해 "결국 시장금리도 초과지급준비율에 수렴하게 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FRB가 이전에는 밀턴 프리드먼이 고안한 아이디어 수준이었던 초과지준율 제도를 2008년 실제 시행한 이유는 출구전략을 위한 복선이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010년 "초과지준율을 인상하게 되면 무분별한 대출이 제한되는 효과가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하지만 미국에 돈이 쏠릴 유인이 생긴다는 것은 곧 신흥국에서 자금이 엑소더스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걸 의미한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 경상수지 적자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에는 직격탄이다.

장기적으로 경제구조가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통찰도 나와 청중에게 파문을 던졌다. 타일러 코웬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인도 인도네시아 심지어 중국 경제 성장비결은 값싼 노동력에 기반한 제조업 수출성장"이라며 "하지만 이런 공급체계는 곧 해체되는 현상(unpacking of supply chain)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인도네시아산 옷과 신발이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지만 3D 프린터 시대가 온다면 굳이 이런 나라에 공장을 두지 않아도 된다. 제조업 기반이 다시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코웬 교수는 인도와 인도네시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제조업 강국인 한국도 값싼 노동력을 찾아 공장들을 지었기 때문이다.

세계지식포럼에 참가한 경제학자들은 대부분 이런 시각에 공감했다.

송의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결국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와 연결되는 이야기"라며 "하지만 그 방법도 불투명하며 정권 내에서 창조경제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머스 교수는 "자본(기계)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노동생산성은 정체된 것이 현실"이라며 "창의력 있는 고품질 노동력이 없는 국가는 빠르게 경제가 쇠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맨큐 교수는 "(인도 인도네시아 등)신흥국이 무너지면 미국에도 재앙이 될 것"이라며 "중국 등 아시아 국가 소득이 늘어나 수입도 증가해야 글로벌 균형이 성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Speaker s Message

▶균등의 시대는 끝났다.

Average is Over.

-코웬 조지메이슨대 교수

▶부를 '거저 얻는다'고 생각하면 정치적 문제가 발생한다.

It generates political difficulty when money seems 'unearned'.

-맨큐 하버드대 교수

[신현규 기자 / 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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