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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남방 금융한류] `기회의 땅` 新남방…`금융의 금맥` 캔다

김동은 기자
입력 : 
2019-04-16 0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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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남방 금융시장 싹트는 단계
한국 금융의 풍부한 경험 필요
지리적·문화적 친밀감도 높아

정부도 금융사 현지진출 지원

현지화 철저·디지털뱅킹 접목
은행 넘어 증권·보험으로 확대
한국 금융사들이 '신남방'을 무대로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신남방 지역 국가 대부분은 이제 막 금융시장이 싹트는 단계다. 이 때문에 한국 금융사들이 갖고 있는 풍부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 또 지리적·문화적으로 한국과 가깝기 때문에 현지 고객들이 한국 금융사들을 반겨준다는 점도 한국 회사들 입장에서는 큰 무기다. 이뿐만 아니다. 금융사들의 신남방 진출을 앞장서 지원해주는 한국 정부도 힘이 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융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지금 신남방 진출은 한국 금융사들에 마지막 남은 기회이자 도전"이라며 "단기 실적을 올리는 데만 급급해하지 않고 현지 고객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중에서도 한발 앞서 신남방 지역에 진출한 5대 금융지주는 현지화 강화 경쟁이 한창이다. 신한금융그룹은 2020년까지 그룹 내 글로벌 손익 비중을 20%대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그 핵심은 신남방 지역이다.

신한금융그룹은 베트남·인도네시아·미얀마·싱가포르·인도·캄보디아·필리핀 등에 은행·카드·금융투자·생명보험 등 4개 계열사가 진출해 125개 영업망을 구축했다.

신한금융의 신남방 국가 진출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와 디지털 협업, 국가별 차별화다. 특히 베트남 전역에 30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신한베트남은행은 매년 5개 이상씩 지점을 확대해 총 10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베트남 내 기업고객 확보에 힘써 현재 24%인 현지 기업 여신 비중을 2021년까지 38%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B금융그룹은 최근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에서 디지털뱅킹과 자동차 할부, 소액대출회사(MFI), 증권업 등을 영위하면서 동남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을 축적했다. 특히 소수의 거점화 국가에 집중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계열사 가운데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산 기준 14위인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취득해 2대 주주가 됐다. KB국민은행은 앞으로 주택금융과 디지털뱅킹, 리스크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부코핀은행에 이전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 사무소와 인도 구르가람 사무소에 대한 예비인가를 받았고, 2017년에는 미얀마에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를 설립해 총 8개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캄보디아에는 2009년 설립한 'KB캄보디아은행'을 통해 현지 기반을 확대해나가는 중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신남방 11개국 중 6개국에 총 111개 네트워크를 만들어 놨다. 인도네시아와 미얀마에서는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며 싱가포르, 필리핀, 베트남, 인도 등에는 지점 형태로 진출해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특히 인도네시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KEB하나은행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지난해 말 기준 총대출 약 2조8000억원, 당기순이익 436억원을 기록하며 인도네시아 30위권 은행으로 성장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1200여 명의 직원 중 본국에서 파견한 한국인 임직원은 단 10명에 불과하다"며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그치지 않고 사업 영역을 개인금융으로 확대한 것 또한 성장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국내 금융그룹 중 최대인 26개국 441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이 가운데 80% 이상이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등 동남아지역에 위치한다. 또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글로벌 영업수익 중 38%를 동남아지역에서 거둬들였다.

우리금융은 국가별 시장 환경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구사 중이다. 금융업이 발달된 국가에서는 현지 은행 인수·현지 법인 설립 등의 방법으로 영업을 펼친다. 반면 금융시장이 막 형성되기 시작한 국가에서는 저축은행업 등을 영위해 고객과 네트워크를 먼저 확보한 뒤 은행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 '아시아심사센터'를 설립해 아시아 소재 영업점들의 여신심사를 전담하고 있다.

NH농협금융그룹은 '농민이 행복한 금융'이라는 정체성을 해외 진출에 적극 활용한다. 신남방지역 국가 상당수가 농업 비중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현지 농촌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특화 모델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NH농협금융은 현재 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인도 등 총 6개국에 진출해 활발한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방 금융지주들은 해외 네트워크를 탄탄히 다지는 데 힘쓰고 있다.

BNK금융그룹은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그룹 내 CIB(기업투자금융) 부문을 활용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우량 투자 기회를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또 해외 투자 역량을 강화하고 해외 네트워크의 IT 경쟁력을 높여 현지 고객들을 위한 디지털 접근성 강화도 추진한다.

DGB금융그룹 대구은행은 2012년 지방은행 최초로 중국 상하이지점을 개설하며 글로벌화에 뛰어들었다. 2014년 개소한 베트남 호찌민사무소의 지점 전환도 연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현 정부의 아세안 국가 공조 정책과 국내 감독당국의 해외 진출 지원 강화에 힘입어 캄보디아·미얀마 등 인도차이나 지역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JB금융그룹도 2016년 캄보디아 10위권 현지은행인 프놈펜상업은행(PPCBank)을 인수했고, 2017년에는 JB우리캐피탈이 미얀마 양곤에 법인(JB Capital Myanma)을 설립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앞으로 국내의 앞선 디지털 금융기술을 접목해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동남아시아의 소매금융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이 성장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에 보험사들도 신남방 국가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 생명보험사 중 처음으로 베트남 보험시장에 진출한 한화생명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베트남 18개 생명보험사 중 8위를 기록하는 등 안착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5월 '프레보아 베트남 생명'을 통합해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을 출범시켰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현지 맞춤형 유니버설 저축보험을 출시하고 올해부터는 로드쇼 채널에도 상품을 출시하는 등 현지 소비자들에게 바짝 다가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대해상은 1997년 3월 베트남 호찌민에 사무소를 개소하며 동남아 지역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이래 싱가포르에 재보험중개사를 개설했고 최근에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진출도 타진 중이다. DB손해보험은 전국 우체국 영업망을 기반으로 한 베트남 'PTI(Post & Telecommunication Insurance) 손해보험'의 대주주다. DB손보는 이를 바탕으로 현지에 진출한 한국 은행들과 방카슈랑스를 기획하는 등 시너지 확대 방안도 연구 중이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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