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증시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다. 지난 3월 4일 역대 최악의 하루를 보낸 한국 증시는 5일 급반등에 성공했다. 이틀간 18.4%에 달한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코스피는 하루 새 10% 가까이 뛰었다.
국내 증시가 이런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인 배경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수급 쏠림이 지목된다. ETF로 쏠린 유동성이 반도체 등 특정 섹터에 집중되고 지수 수익률을 두 배로 좇는 레버리지 투자가 늘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증시 매수 주체 대부분이 ETF발 자금으로 파악된다.
이런 패시브 쏠림 심화는 증시 유동성·수급 측면에서 또 다른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개별 기업 실적이나 업황과 무관하게 기계적으로 관련 종목을 담는 과정에서 ‘눈덩이 굴리듯’ 수급이 따라붙어 가격 발견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무엇보다 업황·실적과 무관한 주가 상승이다. ETF는 개인투자자 매수·매도 주문에 대응해 증권사 같은 유동성 공급자가 기계적으로 물량을 공급한다.
이 과정에서 기초자산 주가가 기업 실적이나 정보 변화보다 ETF 자금 유출·입과 유동성 공급자 리밸런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개별 종목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배경이다. 왝더독은 현물 주가가 기업 실적이나 중장기 전망보다 파생상품 수급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을 뜻한다. 개별 기업 뉴스가 가격에 반영되는 속도와 강도가 둔화하고 종목 간 주가 동조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물 주식 등 기초자산에서 이런 현상이 심화할 경우 투자자 효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TF가 국내 자본 시장에 미치는 긍·부정적 영향에 대한 다각적인 논의가 필요한 때다.
[배준희 기자 bae.junhee@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0호(2026.03.11~03.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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