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드라마 JTBC ‘힘쎈여자 도봉순’을 통해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박보영은 “이상하게 칭찬이 곧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남모를 고민을 토로했다.
“드라마가 큰 사랑을 받았고 덕분에 좋은 말씀도 많이 들었지만 어차피 조금 있으면 다 사라지는 거고. 칭찬이나 호평은 그냥 해주시는 말 같은데 혹평이나 악플은 좀 더 와닿는 편이라 그런지, (연기를) 하면 할수록 자존감이 떨어져요. (왜 그런 것 같은지 묻자) 글쎄요, 연차가 쌓일수록 현장에서 갖게 되는 책임감이 더 커지면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그 이유를 정확히는 잘 모르겠어요.”
드라마 속 도봉순의 잔상이 여전한 얼굴의 박보영은 무엇보다 ‘자존감’ 면에서 봉순에게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다른 캐릭터에 비해 봉순이는 안쓰러운 점이 많았어요. 안아주고 싶은 느낌이 많이 들었고, 촬영하면서도 봉순이가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저도 모르게 나랑 비슷하다고 느꼈나 봐요.”
특히 박보영은 자신을 바라보던 박형식의 눈빛에 대해 “그분은 모든 상대 배우를 그렇게 본다. 상대 배우가 남자라도 그런 눈빛이 장착돼 있어 너무 신기했다”며 “나만 그렇게 쳐다보면 ‘왜 나에게....’ 싶을텐데 형식씨는 기본적으로 눈이 참 아름답구나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보기 힘든,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로도 주목 받았다. 특히 작고 마른 체구의 박보영으로서는 현실에서 갖지 못한 감정을 대리만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았단다.
“제 체구가 워낙 작다 보니 제가 들 수 있는 물건도 남들이 들어줄 때가 종종 있거든요. 그럴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다’며 이를 악 물곤 했는데, 봉순이 이야기를 접하면서 드라마처럼 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싶었죠. 또 능동적인 캐릭터에 대한 열망도 있었는데, 실제는 아니지만 정의로운 인물로 나서 바바리맨을 혼내줄 때도 기분이 좋았어요.”
‘뽀블리’를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있긴 하지만 일상에서의 불편함도 없지 않단다.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을 때면 여지없이 ‘화면에서와 달리 차가워보인다’는 반응이 돌아온다는 것. 박보영은 “한동안은 밖에 나가면 무조건 웃었는데, 그러다 보니 내가 너무 힘들어지더라. 지금은 그냥 막 나간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한때 단골처럼 따라붙던 ‘국민여동생’ 수식어도 어느새 자연스럽게 떨쳐낸 박보영. 그는 향후 보여줄 작품들을 통해 이미지 변신보단 “본인이 원하는 바와 대중이 원하는 지점의 절충점을 잘 찾고 싶다”고 했다.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밝히는 박보영에게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은 허울 좋은 족쇄가 되겠다 싶었다. 인터뷰 말미 “스스로에게 박한 것 같다”고 재차 덧붙인 박보영이지만, 이미 대중에 연기로 큰 믿음을 심어준 그인 만큼, 조금은 자신에게 ‘여유’를 주면 어떨까. 알을 깨고 스스로 성장해나간 도봉순처럼 말이다.
psyo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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