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배달앱 수수료 부담에도
별점·리뷰 등에 묶여 수익성 악화
“소상공인 평판 ‘이동권’ 보장 필요”
소상공인이 배달 앱에 의존할수록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경민 한국중소기업학회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배달 플랫폼 생태계의 지속가능성: 진단과 처방’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배달 플랫폼에서 구조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소상공인 수익성 악화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정부·학계·소상공인·연구기관이 한자리 모여 실증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했다.
이날 박 회장은 소상공인이 배달앱에 의존할수록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는 ‘성장의 역설’을 설명했다. 박 회장에 따르면 수도권 음식점 1만3098곳의 49개월간(2021~2025년) 실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배달앱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떨어졌다. 또 매출 규모에 따라 소형·중형 식당은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수익성이 악화됐고, 대형 식당은 ‘규모의 경제’로 수혜를 보는 비대칭이 나타났다. 특히 중형은 적자 전환 위험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회장은 “한 개 앱에 매출이 쏠린 식당일수록 타격이 컸다”며 “별점·리뷰 같은 ‘평판 자산’이 플랫폼 간에 이전되지 않아, 수수료가 올라도 다른 어플리케이션(앱)으로 옮기기 어려운 구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학회장은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으면 도태되고, 종속되면 수익이 줄어드는 딜레마는 개별 자영업자의 전략 실패가 아니라 시장 구조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해결책으로 별점·리뷰 등 평판 자산을 댜른 플랫폼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이동권을 보장하고, 소상공인이 플랫폼을 상대로 수수료·정산조건 등 거래조건을 단체로 협상할 때는 공정거래법 적용을 면제해주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전경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글로벌 시각에서의 플랫폼 생태계 구조를 발표했다. 전 교수는 플랫폼이 초기 보조금으로 생태계를 키운 뒤 지배력이 굳어지면 수수료 인상·보상 삭감으로 잉여를 확보하는 ‘승자독식’, ‘추출적 모델’ 경향을 분석했다. 또 미국·EU·중국 등 해외 주요국의 배달 수수료 구조와 규제 동향을 비교했다.
이어지는 종합토론은 협상 거버넌스의 실행 방안, 비용 구조 투명성, 소상공인 현장의 체감 과제 등의 내용으로 진행됐다. 김광현 고려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토론에는 선중규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국장, 이상윤 성공회대 교수, 이은청 중소벤처기업부 상생협력정책국장, 이혜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상공인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본부장, 최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원이·정진욱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중앙회·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중소벤처기업연구원 등이 후원했다. 행사에는 국회·정부·학계·소상공인 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한편 한국중소기업학회는 이날 토론회를 출발점으로 배달 플랫폼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후속 정책 논의를 이어 갈 계획이다.

매일경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