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수출 부풀리기
작년 한해동안 우리 기업이 연내에 수출하겠다고 정부에 신고하고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수출신고를 철회한 것이 모두1만7천4백84건, 10억3천9백22만5천달러나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이 수출신고를 했다가 철회할 수밖에 없는 사정은다양할 것이다.
관세청에 접수된 취하 사유는 대부분이계약취소(45.4%)나 선적 연기(45%)로나타나 있지만, 그 실제 내용은 반드시그런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해외의수입업자들이 우리와 계약을 체결한 다음에 특별한 사정이 생겨서 해약하지 않을수 없거나, 선적기일을 늦추도록 요구해오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는 수출업자인 우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노사분규 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부득이 선적을 미루는 수가 없지 않을것이다.
그러나 수출신고 취하건수가 연말에 몰려 있다거나 몇몇 특정 업체와 업종에 집중되어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연말에 수출 실적을 올리고 이에 따른 포상을 겨냥한 부풀리기 신고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나 의심하게 한다. 신고를받고 있는 관세청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상황이고 보면, 이른바 우리 수출의 고질인 수출 부풀리기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근년들어 밀어내기수출내지 수출실적 부풀리기가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이라는 점이다. 예컨대 지난 해 수출신고 취하 건수와 금액은 한해 전인 95년보다 각각11.6%와 33.3%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업계의 부풀리기 수출신고는 수출 통계의 정확한 집계를 방해하는데다 신속한 수출동향 파악에도 영향을 주는 등 부작용을 초래해 종합적인 경제정책 집행에적지 않은 애로를 가져 오게 된다.
기업들이 수출실적을 부풀리는 현상은통산부 등 수출관련 정부기관이 연간 수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업계에 무리한요구를 하거나 기업이 정부의 특별 지원을 받기 위해 저지르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그러나 이는 양식의 문제다. 허위 수출신고는 업계 스스로 각성해서 회피하는것이 가장 좋은 해결방법이지만, 경우에따라서는 이를 근절하기 위한 별도 장치도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매일경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