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나만의 AI 비서 마이에이전트 마이에이전트
오피니언 > 기자칼럼

[世智園] 여론조사 블랙아웃

지면 A35
사진설명
오늘 이후 실시하는 6ㆍ4 지방선거 여론조사 결과는 언론에 발표되지 않는다. 정당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도록 하는 여론조사 결과 공표를 '선거 6일 전부터 투표마감 시간까지' 일절 금지한 공직선거법 때문이다. 이 기간 전에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도할 수 있을 뿐이다. 엉터리로 점철된 여론조사 역사를 보면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다. 18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해리스버그 펜실베이니언'이란 신문이 역사에 기록된 첫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후보 4명 중 앤드루 잭슨이 당선될 것이라 보도했는데 실제로는 존 퀸시 애덤스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엉터리 조사는 100년 뒤에도 그대로였다. 1936년 대통령 선거에서 인기잡지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는 전화ㆍ자동차 보유자 1000만명에게 설문지를 보내 230만장을 회수한 어마어마한 여론조사를 벌였다. 이를 토대로 공화당 앨프 랜든 후보가 압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결과는 민주당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60%를 얻는 압승이었다. 당시 전화ㆍ자동차를 보유한 부유층에 공화당 지지자가 많다는 사실을 주목하지 못하고 망신을 당한 그 잡지는 결국 폐간하고 말았다.

공정하고 과학적인 여론조사라 해도 선거에 뜻밖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승리할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밴드왜건 효과'나 뒤처진 후보에게 동정표를 몰아주는 '언더독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에도 헌법재판소가 1998년 여론조사 공표금지를 합헌으로 판단한 이유다.

그럼에도 여론변화를 제때 알지 못하는 국민은 답답하다. 2002년 대선 때에는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직후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자 깜깜이 선거에 대한 비판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이 대통령선거 23일, 국회의원ㆍ지방선거 14일에서 2005년 6일로 단축된 배경이다. 지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다. 출처가 불분명한 엉터리 여론조사가 범람한다. 정상적인 여론조사를 막아놓고 이런 엉터리에 휘둘리기엔 6일도 너무 길다. 미국, 영국,독일, 스웨덴 등이 선거 여론조사 결과 발표에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은 사실을 참고할 일이다.

[최경선 논설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매일경제 회원전용
서비스 입니다.
기존 회원은 로그인 해주시고,
아직 가입을 안 하셨다면,
무료 회원가입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해주세요
무료 회원 가입
로그인

Shorts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