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라이엇게임즈가 올해의 기업에 뽑혔을까. Inc는 '올해 최고의 기업상'이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현재의 상태를 변화시키고, 비즈니스 세계의 흐름를 보여주는 기업에 수여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최대 스포츠 산업인 NFL(북미풋볼리그)의 시청자 숫자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최대 스포츠 방송인 ESPN의 시청률이 급락하는 등 미디어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e스포츠' 산업의 간판 종목인 '리그오브레전드'를 운영하는 라이엇게임즈를 주목하게 된 것이다.
단순히 숫자로만 봐도 '롤'은 어마어마한 게임이다. 월간 사용자가 1억명에 달하며 슈퍼데이터라는 기관에 따르면 게임 내 매출만 16억달러(약 1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텐센트가 2011년 라이엇게임즈를 4억달러(약 4700억원)에 인수했지만 현재의 가치는 수십 배는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만들어진 라이엇게임즈가 처음으로 내놓은 게임이 2009년 출시한 리그오브레전드고, 이 게임 하나로 지금의 위치에 오른 것을 생각하면 더욱 놀라운 일이다.
라이엇게임즈의 두 창업자, 브랜든 벡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메릴 사장의 스토리를 보면 이 시장의 특징이 보인다. 두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비디오게임과 '던전즈앤드드래곤'과 같은 롤플레잉 게임을 좋아하는 미국에서 말하는 소위 '너드(nerd)'였다. 두 사람은 미국 USC 대학을 같이 다니면서 가까워졌다. 두 사람을 연결해준 것은 물론 게임이다.
벡 CEO는 대학을 졸업하고 컨설팅 펌인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일했고 메릴은 은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들의 게임에 대한 애정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기로 결정하고 2006년 라이엇게임즈를 창업한 것이다. 그들이 좋아하던 DotA라는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직접 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가족과 여러 벤처캐피털 등의 투자를 받아 2009년 나온 게임이 리그오브레전드였고 이 게임은 출시 1년 만에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다. 2011년에는 이 게임의 엄청난 가능성을 발견한 중국 텐센트가 라이엇게임즈를 인수했다. 소위 '덕업일치(취미와 직업을 일치시키는 것)'를 이뤘을 뿐만 아니라 백만장자가 된 것이다.
창업자들의 게임에 대한 열정은 라이엇게임즈의 직원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에 사용되는 음악을 위해 4명의 풀타임 작곡가와 음악 프로듀싱 팀이 있다. 리그오브레전드 게임 속의 가상세계를 구성하는 일을 하는 스토리텔러만 14명이다. 게임에는 거의 티가 나지 않지만 창업자들은 이런 디테일과 깊이가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롤드컵을 위해서는 더 많은 인원과 돈이 투자된다. 최첨단 방송장비와 함께 프로미식축구와 올림픽 중계 프로그램을 운영한 프로듀서들이 고용됐다.
둘째는 '미친놈이 돼라'다. 게임의 세부적인 것을 얼마나 자세히 알고 있느냐가 라이엇게임즈 입사를 위해 중요하다. 리그오브레전드에 얼마나 자주 그리고 오래 접속해 있었는지도 면접 시 중요한 참고 요소가 된다. 이력서상의 화려한 스펙은 필요 없다.
셋째는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팔아라'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쉬운 것보다는 노력과 도전을 좋아한다. 라이엇게임즈는 직원들도 게이머의 열정을 갖기를 원한다. 라이엇게임즈는 맘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직장이 되기보다는 직원들이 레벨업하고 발전할 수 있는 직장이 되길 원한다.
넷째는 '갈등은 너의 친구'라는 원칙이다. 갈등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이를 해결하라는 것이다. 라이엇게임즈 지원자가 입사하기 위해서는 담당 매니저뿐 아니라 회사 내의 다른 채용 후견인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후견자는 지원자가 라이엇게임즈의 문화에 어울리는지 확인하고 담당 매니저의 의견을 검증한다.
마지막 다섯째는 '퇴사를 도와주어라'는 원칙이다. 신입 직원은 입사 후 6개월 내에 퇴사하면 연봉의 10%(최대 2만5000달러)를 받는다. 회사의 문화와 맞지 않는 직원은 빨리 나가라는 것이고 이 경우 오히려 인센티브를 주는 문화가 라이엇게임즈에 있다.
[이덕주 지식부 기업경영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