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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저중심 차체…도로에 착 달라붙어 달리는 맛 `일품`

지면 C6
단단한 서스펜션 설정에도 요철구간 흔들림 없이 통과
쿠페의 영원한 숙제 `뒷공간`, 보급형 오디오 장착도 아쉬워
BMW 4시리즈 그란 쿠페
BMW 4시리즈 그란 쿠페. [사진 제공 = BMW그룹코리아]
BMW 4시리즈 그란 쿠페. [사진 제공 = BMW그룹코리아]
BMW 4시리즈 그란 쿠페는 쿠페형 세단이다. 2인승 모델인 쿠페의 날렵한 모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문 네 개를 달아 4인승의 실용성까지 갖췄다. 지난달 28일 BMW코리아는 부산 힐튼 호텔에서 뉴 4시리즈 그란 쿠페를 공개하며 시승 행사를 열었다. 이날 그란 쿠페 가솔린 모델인 420i 럭셔리를 타고 부산 힐튼 호텔에서 울산시 간절곶까지 왕복 83.7㎞ 구간을 약 2시간 동안 달렸다. 마침 같은 주에 330i를 타본 터라 3시리즈 가솔린 모델의 주행감이 몸에 남아 있었다. 순간적인 가속감은 330i가 한 수 위였다. 420i 럭셔리의 최대 출력은 184마력, 최대 토크는 27.6㎏·m로 210만원 저렴한 330i에 비해 각각 20% 이상 부족하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420i가 7.6초로 330i보다 1.8초 느리다.

그런데도 420i에서 느껴지는 스릴이 더 컸다. 바닥이 솟아올라 있는 곳을 지날 때면 420i는 차체를 아래로 빠르게 끌어당겼다. 바닥에 밀착해 달리려는 성향이 강했다. 4시리즈 그란 쿠페는 3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무게중심은 30㎜ 낮고, 전륜 좌우 타이어 중심 사이의 거리는 14㎜ 더 넓다.

고속 구간에서 차체 안정성도 4시리즈 그란 쿠페가 더 뛰어났다. 330i를 타고 있을 땐 높은 속도에서 차량 뒷부분이 살짝 뜨는 느낌이 아쉬웠지만, 420i 럭셔리는 속도를 아무리 높여도 중심을 잃지 않았다. 서스펜션이 단단하게 설정돼 있어서 코너 구간에서 출렁거림이 없었다. 이런 서스펜션 설정에도 요철을 지날 때 큰 흔들림이 없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주행 모드는 에코(연비 절감) 컴포트(안락) 스포츠 스포츠+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다른 BMW 세단보다 다양한 설정이 가능했다. 전면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구동장치와 서스펜션을 함께 '스포티한 감성'으로 바꾸는 것과 둘 중 하나만 스포티하게 변경하는 것 중 선택하면 된다. 다만 컴포트 모드나 에코 모드에서 주행은 다소 심심한 감이 있었다. 어차피 기름을 아끼려고 타는 모델은 아니므로 스포츠 모드를 기본으로 생각하는 편이 좋을 듯하다. 420i 럭셔리의 복합 연비는 11.1㎞/ℓ.

외모에서는 다른 BMW 세단 라인업과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늘 보던 BMW 패밀리룩을 입은 세단이 3과 5 중간쯤 사이즈를 하고 서 있었다. 하지만 브랜드 내 어떤 세단을 봐도 비슷한 디자인이라는 게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다. 원래 BMW 패밀리룩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큰 고민 없이 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인테리어는 깔끔함에 초점을 맞춰서 디자인됐다. 계기판은 속도계와 회전 속도계 두 개로 구성됐으며 각각의 속도는 바늘이 가리켰다. 다양한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요즘 트렌드와 달랐다. 공조장치와 라디오, 음악 등을 고르는 센터페시아도 직관적이고 군더더기 없이 꾸며졌다. 고객 평가는 '재미없다'와 '여백의 미(美)' 둘 중 하나로 갈릴 듯하다.

4시리즈 그란 쿠페 인테리어. [사진 제공 = BMW그룹코리아]
4시리즈 그란 쿠페 인테리어. [사진 제공 = BMW그룹코리아]
이 차의 디자인이 호불호의 영역에 있다면 편의사양은 확실히 불호의 영역에 있는 듯하다. 차선 이탈 방지 기능과 차 간 거리 유지 기능 중 어느 것도 적용돼 있지 않다. 그래도 무선 충전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해당 기능을 이용할 수는 있다. 2인승을 기본으로 하는 쿠페에서 뒷좌석은 기대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그란 쿠페는 쿠페의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4인이 탑승할 수 있도록 만든 모델이기 때문에 뒷좌석 편의성도 중요하게 고려했다. 4시리즈 그란 쿠페 뒷좌석은 170~180㎝ 사이 성인을 기준으로 무릎 앞 공간이 넉넉했다. 세로로 세운 주먹이 한 개 반 정도 들어갔다. 헤드룸도 174㎝ 성인 기준으로 주먹 하나 정도 공간이 남았다. 다만 키가 182㎝ 정도 되는 승차자는 머리 끝부분이 살짝 닿았다. 오디오는 420i '럭셔리'라는 이름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420i 럭셔리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오디오가 탑재돼 있지 않다. 330i M스포츠 패키지와 같은 오디오 시스템을 썼지만 고음 부분 재생 능력은 오히려 떨어졌다. 판매가는 5800만원으로 420i가 330i M스포츠 패키지보다 210만원 비싸다. 옵션 사양으로 구매할 수 있는 프리미엄 오디오도 없다. 스포티한 차에 걸맞은 프리미엄 사운드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튜닝숍으로 달려가야 한다.

2013년 출시된 4시리즈는 4년 동안 40만대가량 팔렸다. 뉴 4시리즈 가격은 쿠페가 5800만~6690만원, 컨버터블 7730만원, 그란 쿠페 5800만~8450만원, 뉴 M4 쿠페 컴페티션 1억1780만원, 뉴 M4 컨버터블 컴페티션 1억2530만원이다.

[부산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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