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나만의 AI 비서 마이에이전트 마이에이전트
기업 > 중기·벤처

`촛불` 들었던 중견기업인의 `근로시간 단축` 하소연

지면 A2
중견기업 A회장, 본지기사 본 뒤 현장목소리 전달
사진설명
"1년 전 광화문광장에 촛불을 들고 여러 차례 나갔습니다. 현장에서 기부금도 흔쾌히 냈습니다. 촛불을 든 시민들의 기대를 안고 출범할 새 정부가 잘되길 바랐기 때문이죠. 그런데 지금 문재인정부는 산업현장 목소리를 외면한 채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데 급급합니다. 정말 실망스럽습니다." 금속업계 중견기업 A회장은 30일 오전 매일경제로 전화를 걸어와 문재인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정책에 대해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는 산업정책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격정적으로 쏟아냈다. A회장이 전화를 걸어온 것은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행정명령 강행 추진에 대한 산업현장 목소리를 전한 매일경제 기사를 본 직후였다.

그는 "매일경제 기사를 본 중소기업 대표들이 '왜 이런 기사가 이제야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현장은 격앙된 분위기"라며 "중견기업 경영자로서 현장 목소리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정책을 연이어 내놓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다 싶었다"고 말했다.

A회장은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해외 공장에서 90%를 생산하고 있는 대기업은 근로시간 단축에 큰 타격이 없지만 문제는 우리 같은 중소·중견기업"이라며 "대기업이 국내 생산 물량 10%마저 해외로 돌려버린다면 중소·중견기업들 일감이 사라지는데, 이것이 문재인정부가 추구하는 고용 창출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 일감이 끊기면 중소기업 근로자들도 소득이 없어진다"며 "우리나라 기업의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돈을 벌어야 소비도 하고 내수가 살아날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결국 근로시간 단축은 문 대통령이 줄곧 주장해온 소득 주도 성장에 큰 걸림돌"이라며 "촛불을 들었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 대통령이 이 문제로 인해 국정 운영에 발목 잡히는 상황이 생길까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근로시간 단축이 큰 문제가 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A회장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돼 부담이 크지만 노사정 합의를 통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이는 수용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다만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같이 이뤄지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은 보통 하루 11시간, 주 5일 총 55시간을 일하고 있다"며 "토요일 특근 여부에 따라 주당 55~63시간을 일하는 셈인데 이를 52시간으로 제한을 두면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2교대를 3교대로 바꿔서 고용을 창출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중소기업들은 직원을 구하기가 힘들다"며 "55~63시간을 일할 경우 임금이라도 많이 받지만 52시간으로 근무시간을 줄이면 최저임금을 올려도 총 월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취직하려는 사람이 더 줄어든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대기업에 비해 3D 업종인 중소기업 취직을 꺼리는 분위기에서 임금마저 줄어들면 중소기업 구인난은 더욱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A회장은 근로시간 단축은 현장과 괴리된 정책 담당자들의 '탁상공론'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책 담당자들이 남동·시화공단에 와서 중소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과연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A회장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대표들은 내년 봄이 되면 큰일이 닥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근로시간 52시간 단축 문제만큼은 적어도 1년 유예기간을 두고 우선 현장의 목소리부터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인들은 정부에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싶은데 정작 정책 담당자를 만날 기회가 없다"며 "최선은 정책 담당자들이 제조업 공장을 직접 찾아가보는 것인데, 그게 안 되면 산업단지공단 본부나 공단의 상공회의소만 찾아가도 중소기업 현장의 피를 토하는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A회장은 중소기업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현행대로 근로시간 단축이 추진될 경우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모두 범법자로 내몰릴 상황"이라며 "친중소기업을 표방한 정부인 만큼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서 중소기업들이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달라"고 당부하며 전화를 끊었다.

[이영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매일경제 회원전용
서비스 입니다.
기존 회원은 로그인 해주시고,
아직 가입을 안 하셨다면,
무료 회원가입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해주세요
무료 회원 가입
로그인

Shorts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