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리스트' 외교관의 한계를 극복하고 외교능력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국립외교원 출범도 앞두고 있다. 외교부 특채파동으로 촉발돼 기존의 외무고시제도를 대치하는 외교아카데미가 최초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서희외교아카데미(가칭)'는 선발과정에서부터 전문성이 강화된다. 외국어 능력과 고시과목 시험을 통해 신임 외교관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법, 통상, 지역 등 전문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분야별로 선발하게 된다.
또 외교아카데미의 교육과정은 기존 공무원 교육과는 다른 차원에서 전문성을 교육받고 수료생 가운데 외교공무원을 다시 선발하는 제도로 바뀌게 된다. 교육은 외교아카데미의 교수뿐 아니라 국내외 교수와 전문가들이 투입돼 문제해결 중심형 프로페셔널 교육이 이뤄진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고 무역이 차지하는 경제 비중이 70%에 이르는 데 비해 외교역량은 매우 미흡했다. 우리보다 규모가 작은 네덜란드나 캐나다에 비해서도 공관 수나 외교관 수가 턱없이 부족했다. 그동안 우리 외교는 남북대치 상황에서 강대국 외교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데 익숙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FTA나 TPP 등 다자간 무역협정, 개도국 원조, 국제기구 활동, 자원에너지 확보 등 외교 기능이 다양해졌다. 또한 우리 기업의 세계화뿐 아니라 'K-pop'과 한국음식 등 한국 문화의 세계화로 보다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외교가 필요하게 됐다.
미국 국무부가 미국의 세계전략을 총괄하며 거의 총리 역할을 담당하는데 비해 우리나라 외교부는 아직까지 부총리 기능도 담당해본 적이 없다. 재외공관 업무에 바쁜 외교관들로서는 외교부 조직 확대나 예산 확충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외교역량과 대외협상력에 따라 국가 경쟁력이 크게 좌우되는 세계화 시대에 우리 사회나 정부는 외교부 조직과 외교관 육성에 소홀했다. 외교관들도 자신들의 인적 네트워크와 커리어 관리를 우선한 측면이 많았다.
이런 가운데 김성환 장관의 취임 이후 행정안전부 고위공무원이 외교부 기획조정실장으로 임명돼 인사와 조직 개혁작업을 진두지휘하며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처럼 외교부가 내부에서 뼈를 깎는 개혁을 추진하고 있을 때 조직과 예산 측면에서 획기적인 외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2005년 중국 상하이의 12만평 용지에 신설한 푸둥공산당간부학교의 엄청난 시설과 시뮬레이션 수업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을 보면서 이번에 출범하는 우리나라의 외교아카데미도 세계가 놀랄 만한 외교 교육기관으로 출범했으면 좋겠다. 외교의 선진화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염재호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