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를 분석해 보면 그 침체과정은 '완전한 지도를 하는 수령의 우상화'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수령 우상화'는 소위 1956년 '종파사건', 1967년 '갑산파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거치며 본격화됐다. 마침내 북한은 수령과 다른 의견을 더 이상 내놓을 수 없는 사회가 돼버렸다. 당연히 북한에서 중공업 혹은 경공업 중시노선이냐, 경제ㆍ국방 병진노선이냐 등 경제정책에 대한 논의는 사라졌다. 지시와 명령만이 난무하게 된 북한의 경제와 산업은 점차 침체돼갔다. 북한은 지금도 경제문제의 해결방법을 찾기보다는 사상교육 등을 통해 '항일 유격대'의 전설 같은 이야기와 옛 소련의 대규모 경제원조 아래서 이뤄진 성장의 추억을 되뇌이며, 이기적인 반동분자와 제국주의 열강들 때문에 경제문제가 풀리지 않는다고 분개한다.
그리고 주체는 '완전한 지도와 결합된 주인의식'이며, 수령만이 '완전한 지도'를 할 수 있다는 그들의 논리에 의하면 '수령 우상화'와 '주체사상'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이 주체사상이 현실에서 자력갱생, 주체농업, 주체공업 등으로 나타났고 이는 각 산업과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경제문제의 핵심이 여기에 있지만, 북한은 오히려 수령의 '무오류'를 더 강조하면서 주체사상을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사상으로 공고화해 변화를 가로막고 경제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북한은 마오쩌둥이 "나의 판단이 70% 정도는 옳았다고만 평가받아도 좋겠다"고 한 것이나, 덩샤오핑이 언급한 "당이나 사람이 무오류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오류에 빠진 것이고, 이미 마르크스주의가 아니다"라는 의미를 모른 척 하지 말아야 한다. 어느 지도자든, 어느 체제이든 오류를 일으키고 실패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 현 북한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되고, 신뢰회복의 바탕이 될 것이다.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연다는 북한 당국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북한 주민이 스스로 생존방법을 찾아왔다는 것은 '수령도 사람인 이상 완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된 이상 북한은 변화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주변국의 조언이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정책을 수용하고 변화해야 한다. 그러면 주민은 환호할 것이요, 세계는 박수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1992년 남순(南巡)에서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를 가지고 더 이상 논쟁하지 말고…국력 증강과 주민생활 향상을 위해 변화를 두려워 말고 담대히 나가자"고 한 덩샤오핑의 선언이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열기를 소망하는 평양에서도 나왔으면 한다.
[황진훈 한국정책금융공사 조사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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