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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칼럼] 혼돈으로 치닫는 서울대 법인화

"서울대학교 법인화는국립대 법인화의 시금석정부 간섭ㆍ규제 최소화해대학 정신ㆍ자치 회복 힘써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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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봄, 새 세상을 꿈꾸는 진보적 지식인과 열혈 학생들의 시위로 전 세계 대학사회가 혼란에 빠졌다. 프랑스의 낭테르대학에서 촉발된 시위대 위세는 제2차 세계대전 영웅인 샤를 드골 대통령조차 혼비백산시킬 정도였다. 일본에서는 시위 후유증으로 도쿄대학이 전원 유급사태로 신입생을 뽑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를 초래했다. 학생들의 요구에 정부가 항복해 유서 깊은 파리(소르본) 대학은 13개 대학으로 쪼개지면서 평등교육의 산실로 바뀌었다. 그나마 프랑스는 정치경제에서 이공계에 이르기까지 특수대학인 '그랑제콜'이 광범하게 포진하고 있어서 엘리트교육의 명맥을 이어간다.

우리나라 대학은 국립대와 사립대로 나누어져 있다. 그나마 사립대는 최소한의 자율과 자치를 구가한다. 그런데 국립대는 국가기관으로서 그 소속원은 공무원 신분을 갖기 때문에 대학의 자치 이전에 턱없는 공적 규제에 휘둘린다. 국립대 법인화는 국가기관이라는 이유로 가해지는 각종 규제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대신 국가기관성을 포기하도록 한다. 노무현 정부는 전국 모든 국립대를 법인으로 전환하는 국립대 법인화법(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방 국립대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이를 포기했다. 반면 이명박 정부는 법인화에 비교적 호의적인 서울대법인화법을 통과시켰다.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ㆍ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내년 1월 2일부터 국립 서울대는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로 전환한다. 교직원은 공무원 신분에서 법인 소속으로, 연금은 공무원연금에서 사학연금으로 바뀐다. 종래 서울대가 소유ㆍ관리하던 재산은 원칙적으로 서울대법인으로 귀속된다.

하지만 벌써 서울대 정문에는 광양 주민이 올라와서 서울대 관리재산을 지역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시위를 계속한다. 법인화에 따른 많은 희생에도 불구하고 획기적인 재정 지원은 보이지 않는다. 대학이 기업경영을 통해 수입을 창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정부의 재정지원이 줄어들면 결국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탁할 수밖에 없다. 법인화 이후에 굳이 사립대학보다 등록금이 싸고 교직원 월급이 적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국립대학의 존재 이유는 공교육의 책무를 다하는 데 있다. 소수학문ㆍ보호학문ㆍ첨단학문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사립대에 맡길 사항이 아니다. 다른 한편 우리도 이제 세계적인 대학이 필요하다. 이 시점에서 서울대만 한 세계적인 대학을 새로 육성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런데 서울대를 법인으로 내팽개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오늘의 혼돈사태를 촉발한다.

서울대 법인화는 다른 국립대 법인화의 시금석이 된다. 서울대조차 법인화에 이렇게 어려움이 따른다면 지방국립대의 법인화는 물 건너 간 것이나 다름없다. 혹여 서울대 법인화를 통해서 프랑스의 파리대학처럼 서울대를 '수많은 대학 중 하나(one of them)' 정도로 치부해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 믿고 싶다. 우리 사회가 질시보다는 진정성을 가지고 법인화를 지원해 주어야 한다.

법인화의 목표는 국가적 간섭과 규제는 최소화하는 대신 적극적인 배려를 통해서 학문공동체인 대학의 자치와 대학정신을 회복하는 데 있다. 차제에 서울대인들도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 집단답게 국가와 사회에 대한 무한 책임을 다할 각오를 다져야 한다. 동시대의 난무하는 일회성 유희에 일희일비하거나 좌고우면하지 말고 지성인으로서의 혜안과 금도(襟度)를 지켜나가야 한다. 지성의 광장이 아니라 폴리페서(polifessor) 논란의 중심축에 하필 국립서울대가 있어서는 안 된다. 서울대는 배타적 애국주의자가 아니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같이 인류사회의 보편적 가치에 충실한 세계적 지성인을 배출하는 요람이어야 한다. 서울대에 거는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헌신과 봉사에 기초한 서울대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변신이 필요하다.

[성낙인 객원논설위원ㆍ서울대 헌법학 교수ㆍ한국법학교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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