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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더치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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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네덜란드인으로 사는 데는 좋은 점이 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인 거스 히딩크가 한국에 있은 지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한국에 있는 나를 비롯한 네덜란드인들의 경험을 좀 더 특별하게 만든다. 최근 모 은행의 한 임원은 자신의 영웅에 대한 존경심으로 히딩크의 이름을 넣어 이메일 주소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말한 적이 있다.

물론 네덜란드인과 연관된 모든 게 다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나는 동료나 친구들과 식사할 때 왜 식사값을 나누자는 표현을 '더치 하자'고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곤 한다.

사실 네덜란드인들은 인색하다는 평판이 있다. 우리는 절약하는 편이고, 보수적이다. 이런 점이 유럽 부채 위기에서는 유용했다. 즉 네덜란드 납세자들은 네덜란드보다 조금 덜 세심했던 나라들을 구제하는 특권을 갖게 된 점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 사람 모두가 인색하다고 여기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내가 알기로 이런 편견은 17~18세기 영국과 홀란드(당시 네덜란드는 이렇게 불렸다)의 전쟁 중에 나왔고 그래서 모욕적이다. 당시 영국은 전쟁 선전용으로 네덜란드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만들었다.

이는 영어 표현 "더치 합시다"가 전 세계적으로 쓰이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사실 각자 계산을 나눠 하는 것은 북유럽, 캐나다, 호주 등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일반적인 일이다. 물론 한국처럼 선임자가 계산을 하는 것이 좀 더 일반적인 일부 나라에서는 반대되는 관습이긴 하지만 말이다. 다음에 내가 내 상사와 식사를 하게 되면 '한국식'으로 할 것을 제안할지도 모른다.

네덜란드인만 계산을 나눠 하는 게 아니라는 증거는 또 있다. 남아메리카와 태국에서는 '미국식'으로, 반면에 이집트에서는 '영국식'이라고 말한다. 현재 히딩크 감독이 코치로 있는 터키에서는 "독일식으로 하자"고 쓴다.

네덜란드인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얼마 전에는 바우터 하멜이라는 네덜란드 재즈 뮤지션이 연세대에서 내한 공연을 했다. 그곳에서 나는 많은 관중이 각자 지불하고 좋은 경험을 즐기는, '더치' 하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유룬 플락 ING은행 한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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