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선언은 원조 효과 극대화를 위해 지켜야 할 원칙으로 합의한 것인데 △원조 수원국이 주인의식을 가져야 하고 △원조가 수원국 개발전략과 수원국 시스템에 일치(alignment)해야 하고 △공여국 간에 원조 조화를 이뤄야 하고 △성과 중심의 원조 관리를 하고 △공여국과 수원국이 함께 상호 책임성을 갖는 등 다섯 가지 파리선언 원칙은 이후 지금까지 국제 개발협력에 있어 핵심 패러다임이 돼왔다.
그러나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기존 개발협력 패러다임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 핵심은 파리선언이 주로 원조 과정과 전달 방식의 효과성에 국한된 좁은 의미의 원칙에 대한 합의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이 실질적인 개발 성과를 도출하는 데 있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처방이라고는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동안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 원조 공여국과 글로벌 펀드 등 새로운 개발 원조 주체와 재원들이 등장하고, 남남협력과 민관협력 등 새로운 원조 방식이 시도되는 개발협력 환경 변화 속에서 기존 원조 효과성 어젠더는 너무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많은 공감대를 얻게 됐다. 실제로 이번 회의에는 비OECD 회원국인 중국 브라질 등을 포함한 신흥 경제국, 민간기업 대표 등도 참여해 포괄적인 개발 파트너십 구축 등에 대해 논의하도록 돼 있다.
또 원조 정책만으로는 개발의 성과를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공여국 정부가 원조 이외 정책에 대해 개도국 경제 발전이나 빈곤 퇴치를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합치되도록 하는 '개발을 위한 정책 일관성(policy coherence for development)'도 중요한 논의 분야가 돼왔다. 즉 공여국 정부의 원조 외에 무역, 투자, 농업, 환경, 이주, 보건, 교육과 같은 분야에서 대개도국 정책이 원조정책과 합치해야 실질적인 개발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논의의 흐름 속에 개도국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원조 효과성'을 넘어 보다 포괄적인 '개발 효과성(development effectiveness)'에 기초한 새로운 개발협력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부산총회 의제는 'Aid and Beyond'다. 이는 원조(Aid)와 원조를 넘어서는 포괄적인 개발(Beyond)로 이해되고 있다. 글로벌 환경 속에서 개발협력 논의의 중심이 원조 효과성에서 개발 효과성으로 옮겨가는 것은 개발협력 패러다임의 커다란 변화를 예고한다.
개발 효과성에 대한 통일된 개념 정의는 아직 없지만 보다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개발전략을 추구하고 다양한 개발협력 주체들이 파트너십을 형성해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새로운 개발협력 패러다임을 기대하게 한다.
원조를 넘어서 광범위하고 거시적인 개발과 연계된 국제 개발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개발 효과성의 비전이 부산에서 제시될지 기대해 본다.
[남영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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