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형 혁신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혁신 주체별 정부 R&D 예산 배분 비율을 조정해야 하며,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정부 R&D 예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 정부 출연연구소와 대학에 지원하는 예산 중 산업기술 상용화를 목적으로 한 약 2조원 규모 개발연구 예산 중 일부를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다.
우리나라 정부연구소와 대학은 정부가 지원하는 개발연구 중 약 40%를 담당하면서도 개발한 기술에 대한 사업화 실적은 매우 저조하다. 정부 출연연구소와 대학은 기초연구와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하도록 하고, 개발연구는 기술 개발 역량을 보유한 중소기업이 중심이 돼 수행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식경제부 등이 산업체에 지원하는 정부 R&D 예산도 대기업 지원 비율을 낮추고, 혁신형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R&D 지원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것에 비해 효과가 낮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정부 R&D 사업 지원방식을 개선해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도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몇 가지를 제언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산ㆍ학ㆍ연 공동 기술 개발에 있어서 새로운 거버넌스를 도입해야 한다. 정부가 지원하는 전체 R&D 과제 중 80% 이상이 산ㆍ학ㆍ연 협력과제로 수행되고 있으나, 대부분 과제에서 출연연구소나 대학이 주관기관 기능을 하고, 중소기업은 들러리를 서는 사례가 많다.
이어 정부의 산업체 지원 R&D 사업 과제 기획과 선정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지금처럼 정부가 주도하는 톱다운(Top-down)식 과제 기획과 선정 프로세스를 개선해 과제 기획단계에서부터 혁신형 기업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또 연간 7000억~8000억원에 달하는 중소기업 전용 R&D 사업들도 기업 규모나 혁신 역량에 따라 지원 프로그램을 차별화해야 한다. 매출 500억원에서 1000억원대인 중견 기업들에 대해서는 산ㆍ학ㆍ연 공동 기술 개발을 통해 대학과 연구소의 원천기술을 상용화하도록 지원하고, 특정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강소기업들은 PF 방식 투자 지원을 통해 장기적인 R&D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기술 역량이 취약한 대다수 일반 중소기업의 혁신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기술ㆍ인력ㆍ자금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각급 지자체들이 중심이 되어 일선 중소기업 기술혁신 지원 조직들이 통합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ㆍ중소기업 간 공동 기술 개발 컨소기엄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부품소재나 장비제조 분야에 대한 대ㆍ중소기업 공동 기술 개발은 혁신형 기업들을 주관기관으로 하고, 대기업은 수요자로, 연구소와 대학은 원천기술과 인력 제공자로 참여하는 방식이 이상적이다. 이를 위해 공동 기술 개발 과제에 대기업이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거나 출연할 때 세제 감면을 확대하고, 기술 개발 성공과 실패에 따라 대ㆍ중소기업 간에 손익 분담이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술 개발 지원제도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
[이병헌 광운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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