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음향디자이너 네빈 스타인버그
"음향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건 '소리가 어떻게 이야기하는지'를 잘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그래서 좋은 귀도 필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건 소통 능력이죠."
그는 '인 더 하이츠' '헤어' '스팸어랏' '애비뉴 큐' 등의 작품으로 2008년 이후 매년 토니상을 받은 베테랑이다. 최근에는 카네기홀, 링컨센터 등 세계적인 명성의 콘서트홀에서 열린 뉴욕필하모닉, 샌프란시스코심포니 등 세계 정상 악단 공연에서도 손발을 맞추고 있다.
그는 "음향 디자인은 아직까지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아날로그의 영역' "이라고 말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도구(tool)'는 좋아지고 있어요. 하지만 소리의 뉘앙스를 잡아내는 건 사람의 귀만이 할 수 있죠. 디지털음악이 쉽고 직접적이긴 하지만 꼭 좋은 소리는 아닌 것처럼 복잡하지만 아날로그 시스템으로 작업을 하면 청음력을 길러주고 소리에도 민감해질 수 있죠."
하버드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가 음향디자이너가 된 계기는 연극 동아리 활동이었다. 고교 시절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했던 그는 대학 연극에 출연하면서 연기엔 소질이 없지만 소리를 다루는 일이 더 적성에 맞는다는 걸 깨달았다. 졸업 직전부터 아메리칸레퍼토리시어터에서 음향기술자로 일했고 뮤지컬 '비밀의 화원' 등에서 음향디자이너로 경력을 쌓았다.
클래식 음악회에선 음향 기술자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지만 그는 "성악가와 협연을 하거나 실내악단이 연주를 할 때는 섬세한 소리의 증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만든 작품 중엔 '헤어' '인 더 하이츠'를 음향 디자인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작품으로 꼽기도 했다. 뉴욕 센트럴파크의 야외 공연으로 시작된 '헤어'는 이듬해 브로드웨이에 정식으로 올랐다. '인 더 하이츠'는 힙합, 랩, 라틴음악 등이 뒤섞여 하나의 정돈된 스토리로 음악을 엮는 게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웠다고 했다.
전공과 상관없는 일을 하게 된 이유를 묻자 그는 "음악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일이기 때문에 문학을 배운 건 큰 도움이 된다"며 "게다가 문학은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을 이해하는 폭을 넓혀주고 결국 더 좋은 예술가를 만든다"며 고개를 저었다. 결코 무대에서 주역이 될 순 없는 자리다. 그럼에도 그는 "빛나는 무대와 객석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만으로도 뿌듯하다고 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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