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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의 고사성어 리더십] 곤궁을 겪어봐야 군자가 된다

지면 A37
14년 천하떠돈 공자의 깨달음
역경을 극복하려는 `군자고궁`

운명 사랑하는 삶의 태도 제시
코로나 위기 맞은 지금도 유효
사진설명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 같은 한 편의 얘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아모르 파티!" 트로트 가수 김연자 씨가 부른 '아모르 파티' 가사 일부다. 아모르 파티, 즉 네 운명을 사랑하라. 순응하지도 대항하지도 말고 적극 대처하라는 게 니체가 말한 본래 의미일 것이다. 운명 두 글자에서 '운(運)'이 중립적 개념이라면, '명(命)'은 거부할 수 없는 숙명적 개념이 강하다. 혹자는 명을 인수분해해 사람(人)이 살면서 한 번은(一) 두드려 맞는(叩) 일로 풀이한다. 자원(字源)을 살펴보면 우두머리(令)의 입(口)에서 나오는 명령이다. 목숨을 명이라고 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선택 사양이 아닌 타율적 숙명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좋은 운은 감사와 겸손으로 보전하지만, 힘든 고난이 따르는 명은 어떻게 반전시킬 것인가. 아모르 파티에 해당하는 고사성어는 군자고궁(君子固窮)이 될 듯하다. 공자는 14년 동안 중원을 돌아다니며 8개국 이상 군주들에게 왕도정치 마케팅을 했다. 받아들여주는 군주가 없는 것은 고사하고, 일반 민중도 등을 돌리며 '상갓집 개'라고 조롱했다. 세상 구제는커녕 자신 앞가림도 힘든 지경이었다.

견디다 못한 제자 자로가 "군자인데도 왜 이렇게 어려움을 겪어야 합니까?" 하며 불평했을 때 공자는 결연하게 답한다. "군자는 곤궁에 처해도 자기의 할 도리를 지키지만 소인은 어려워지면 경계를 넘어 못하는 일이 없어진다(君子固窮 小人窮斯濫矣)."

'군자고궁'의 해석은 다층적이다. 먼저 '군자는 원래 어려운 법'이란 해석이다. 세상은 어차피 교과서 속 권선징악·인과응보의 원리 원칙대로 돌아가지 않는 법이니 군자로서 대접받을 기대를 접고 본연의 가치를 지키자는 이야기다.

둘째, '군자는 어려움을 지킨다'로 풀이된다. 어렵더라도 떳떳한 역경을 선택한다는 적극적 의지가 강하다. 소인은 쉬운 길을 택하지만 군자는 어렵더라도 옳은 길을 택하는 법이다.

셋째, '역경을 통해 더 단단해진다'는 풀이도 있다. 공자는 구시렁거리는 제자들에게 관점을 전환할 것을 주문한다. 팔을 꺾여봐야 좋은 의사가 되고, 곤경을 겪어봐야 좋은 선비가 될 수 있고, 위기에 처해봐야 좋은 군주가 될 수 있다는 사례를 든다. 요컨대 역경에 KO당하는 것이 아니라 OK, 경력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불행한 시절에 행복한 시절을 추억하는 것이 인생에서 최고의 고통이라면, 반대로 행복한 후에 불행한 때를 추억하는 것"이 큰 기쁨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역경에서 이점을 찾아내 극복하려는 군자고궁의 자세는 코로나19를 안고 살아야 하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통하는 뉴노멀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진설명
[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숙명여대 경영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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