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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이재명 첫 회동, 상호존중의 정치 보여주길 [사설]

지면 A23
정치적으로 껄끄러운 사이지만 여야 수장의 첫 만남은 일단 화기애애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후 관례에 따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면서 29일 두 사람의 첫 회동이 이뤄졌다. 전날 야당이 이른바 '쌍특검'(김건희 여사·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을 단독 처리하면서 여야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지만 첫 상견례이다 보니 양측 다 예를 갖춘 것이다. 한 위원장은 "다른 점도 많겠지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공통점이 크다"고 했고, 이 대표도 환영의 뜻을 밝히며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전세사기 특별법 처리에 협력해 달라"고 했다.

이날 분위기는 냉랭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사령탑이자 여야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한 위원장과 이 대표의 향후 충돌 가능성은 매우 높다. 두 사람은 수차례 대립각을 세웠던 사이다. 한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시절인 2월과 9월 국회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을 요청한 바 있다. 비대위원장 취임사에서도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세력과 개딸 전체주의와 결탁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이 대표를 저격했다. 이날 만남 직전까지도 두 사람은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는 29일 한 위원장을 향해 "협치 그런 것은 아예 마인드에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전날 한 위원장이 "민주당은 왜 검사를 사칭한 분을 '절대 존엄'으로 모시냐"며 이 대표를 직격한 데 대한 반격이다.

그러나 이제 정당 사령탑으로 만나게 된 만큼 헐뜯기보다는 상호 존중의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 총선을 100여 일 앞두고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으로 총선 정국을 덮으면서 여야 대치는 더 격화할 전망이다. 그럴수록 한 위원장은 민주당이 특검으로 오염시킨 선거판을 정책 대결의 장으로 돌려놔야 한다. 민주당도 영부인 흠집 내기로 선거판을 왜곡하는 행태를 중단하고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 여야가 내팽개쳤던 협치도 되살려야 한다. 이 대표는 이날 "여당이 하는 일에 언제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여야 정쟁이 키운 국민 피로감을 덜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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