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원인을 밝히는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측근의 경영 행태는 황당하기 그지없다. 유 전 회장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에 아무런 직책도 보유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고문료 명목으로 매달 1500만원씩 받았다고 한다. 이준석 세월호 선장 월급 270만원보다 5배 이상 많은 돈을 받아간 것이다. 유 전 회장이 찍은 사진을 비싼 값으로 계열사에 판매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그 일가와 측근들이 미국에 수백만 달러짜리 저택과 부동산을 구입하면서 이처럼 회사 자금을 빼가는 동안 세월호 승객들은 안전 사각지대에 방치됐다.
유 전 회장 일가가 먼저 잘못을 빌고 수사에 협조해도 시원찮을 판에 그들은 2일 검찰의 2차 소환에도 불응했다. 우리 상법은 '회사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하여 이사에게 업무 집행을 지시한 자'에게도 이사와 다름없이 연대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유병언 일가가 받고 있는 횡령ㆍ배임ㆍ탈세ㆍ뇌물공여ㆍ국외 재산 도피 등 혐의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이들의 불법행위를 방치하거나 비호한 세력도 밝혀내 다시는 세월호 침몰과 같은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일벌백계 원칙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 사건은 대검 중수부 해체 이후 사실상 첫 중대 사건이다. 검찰 실력을 시험하는 사건이다. 현재 세월호 참사 수사는 세 군데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선장 등 세월호 침몰 사고 책임자 수사는 광주지검 목포지청을 포함한 검ㆍ경 합동수사본부가 담당하고 있다. 유병언 일가와 청해진해운 비리는 인천지검이 수사하고 있고 안전검사를 담당한 한국선급은 부산지검이 수사 중이다. 수사 내용에 따라 인천지점과 부산지검은 대검 반부패부, 목포 합동수사본부는 대검 형사부가 지원하고 있다. 검찰총장과 대검 반부패부장ㆍ형사부장이 하루에도 몇 차례 만나 수사를 조율하고 있다고 하는데, 세월호 구조 과정에서 제기된 컨트롤 타워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협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국세청, 금융감독원, 관세청 등과도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협력이 이뤄져야 할 일이다.
인천ㆍ목포ㆍ부산으로 나뉘어 수사가 이뤄지는 만큼 재판이 어디서 열릴 것인지도 논란거리다. 각 쟁점이 달라 재판이 세 곳으로 나뉘어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재판은 관할 지역에 얽매이지 말고 정치 성향이 없고 실력 있는 판사가 맡게끔 '특별재판적' 제도를 활용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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