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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열차·선박·항공기 총체적 안전 점검하라

지면 A27
어제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일어난 열차 추돌 사고 소식에 국민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다친 승객 238명(소방당국 추산) 중 중상자는 없다지만 온 국민이 세월호 침몰 참사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만큼 안전을 강조했는데도 또다시 아찔한 사고가 일어났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총리실에서 엊그제 모든 안전관리 시스템에 초비상을 걸었는데 도대체 쇠귀에 경읽기였단 말인가.

정확한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는 곧 밝혀지겠지만 이번 사고 역시 사고 발생부터 대처에 이르는 전 과정을 보면 결코 있어서는 안 될 허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앞서 가던 열차가 차량 이상으로 멈춰 서 있는데 뒤따라 오던 열차는 자동으로 멈춰야 한다. 그럼에도 추돌한 것은 자동 안전거리 유지장치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선 차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서도 추돌을 막지 못한 것은 기계장치 고장뿐만 아니라 비상 연락과 대응 과정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사고 직후 대응도 엉망이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창이 깨지고 정전이 발생했으나 제때 안내 방송이 나오지 않았다. 승객들은 암흑 속에서 극심한 불안에 떨어야 했고 직접 문을 열어 철로로 긴급 대피해야 했다.

열차 주위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다친 이들 아우성이 들리는 순간 엄청난 사상자를 낸 대구 지하철 참사의 악몽을 떠올린 이도 있었을 것이다.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사고로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한 것을 비롯해 그동안 열차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지난 3월에는 지하철 1호선 인천행 열차가 전기 공급 이상으로 멈춰 서고 4월에는 지하철 4호선 회송열차가 삼각지역 인근에서 선로를 이탈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최근 두 달 새 5차례가 있었다.

당국은 이번 사고 원인과 대처 과정을 철저히 조사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번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안전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선박과 항공기 안전은 물론 빌딩, 다리, 체육시설, 극장 등 다중이용시설 안전에 대한 일제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사고 위험이 있는 곳은 단호한 시정조치를 내려야 한다. 안전관리와 감독에 소홀한 당국자와 업자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의 트라우마가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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