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는 어제 "메르스 새 환자가 23일간 없었고, 27일로 격리자가 모두 해제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국민께서는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정상화해도 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메르스가 종식됐다는 선언이다.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69일 만이다. 다만 공식 종식 선언은 모든 환자가 치유되고 28일이 지나는 8월 하순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은 메르스로 큰 혼란을 겪었다. 정부는 컨트롤타워 없이 5개의 대책반을 남발하며 허둥댔다. 지차체와 정부는 손발을 맞추지 못하고 서로를 비난했다. 최고 병원이라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은 메르스의 숙주 노릇을 했다. 그 와중에 한국 경제는 총 1조5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정부는 이런 실패와 혼란이 발생한 원인부터 규명해야 한다. '2m 이내, 1시간 이상 접촉'이라는 엉터리 감염 기준을 왜 계속 고집했는지, 컨트롤타워를 명확히 하지 못한 까닭은 무엇인지, 메르스 환자가 병원을 쇼핑하며 병을 퍼뜨릴 수 있었던 의료체계의 문제점은 무엇인지를 따져 국가 방역체계를 수술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365일 24시간 감염병에 대응하는 국가 차원의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 그래야만 감염병이 국내로 유입되는 단계에서부터 선제 차단할 수 있으며, 공항 등 1차 저지선이 뚫리더라도 조기에 발견해 진압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질병관리본부의 인력을 확충하고 본부장을 차관급으로 높이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감염병 발생 시 누가 컨트롤타워가 되는지도 미리 정해둬야 한다. 스웨덴에서는 공공보건원장이 컨트롤타워가 되며 총리나 장관도 그의 결정을 따라야 할 정도로 권한이 막강하다. 감염병 경로를 추적조사하는 역학조사관 확충도 시급하다. 국내 역학조사관은 32명에 불과하고 이 중 30명은 공중보건의일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다. 환자 가족과 문병객이 수시로 병실을 드나드는 후진적인 관행도 고쳐야 한다. 정부는 면회 제한과 방명록 작성을 제도화하겠다고 했으나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과거 실패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자는 '바보'라고 했다. 한국이 바보 국가가 되지 않으려면 메르스를 계기로 세계 최고의 방역국가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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