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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 수사 신중히 하라는 무역협회장의 지적 일리있다

지면 A35
김인호 무역협회장이 지난 27일 한 세미나에서 정부의 기업 사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데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김 회장은 기업 최고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지속가능한 보편성장 경제를 이뤄내야 한다는 요지의 강연을 하다가 작심한듯 원고에도 없던 발언을 했다고 한다. 그는 김영삼정권 말기에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한 후 오랫동안 현업에서 물러나 있다가 이번에 경제단체장으로 복귀한 원로인데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 현 정부 실세들과 밀접한 관계라는 점에서 이번 발언의 의미를 곱씹게 한다.

김 회장의 주장을 요약하면 "기업에 대한 수사는 기업 활동을 본질적으로 저해하는 일이 없도록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정 혐의를 못 찾으면 다른 사건이라도 찾아서 혼내주는 이른바 별건수사나 근거 없는 루머나 음해성 투서로 진행하는 수사를 지양해야 한다고도 했다. 무엇보다 한쪽으로는 추경예산까지 편성하며 경제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하자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가 기업인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해외에서 우리 기업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따끔한 얘기를 토해냈다.

김 회장은 기업이나 기업인이라고 해서 수사나 사법심사 대상에서 제외할 수는 없지만 그 집행은 빠르고 능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는데 맞는 지적이다. 현재 진행되는 포스코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는 대표적으로 거꾸로 가고 있는 사례다. 지난 3월 이완구 당시 총리가 느닷없이 부패 척결을 천명하자 검찰은 하루 만에 포스코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고 이후 포스코그룹 전반에 대한 수사를 5개월째 계속하고 있다. 비자금 마련 등 혐의로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에 대해 신청된 구속영장은 두 번이나 기각됐다. 특별한 범법행위를 찾아내지 못하면 종결해야 하는데도 검찰은 질질 끌고 있으니 '기업 잡는 수사'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김진태 검찰총장이 취임사에서 치료가 꼭 필요한 환부만을 도려내는 '사람을 살리는 수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기업 수사에는 왜 이런 원칙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고 있나. 검찰은 김 회장의 고언(苦言)을 새겨듣고 이번 기회에 그동안 비뚤어진 기업 수사 방식과 관행을 바꾸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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