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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 땜질처방 이제 그만

지난주 정부가 내놓은 기업자금난 해소 대책의 상당 부분은 과거의 것을 되풀이 하거나 억지춘향이식으로 급조한 것 같은 성격이 짙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채권전용펀드 10조원을 추가 조성하겠다는 것도 지금까지 몇 번이나 되풀이해 언급된 사항이다. 채권담보부증권 (CBO)도 지난 8월 이후 이미 발행해 온 것이며 연내에 2조원 규모를 추가 발행하겠다는 것 말고는 새로운 것이 없다.

그나마 새롭다고 할 수 있는 대출채권 담보부증권(CLO)도 사실은 CBO와 유사한 것이며, 대출채권에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을 덧붙여 위험가중치를 낮춘 다음 이를 은행들이 인수토록 해 대출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은행이 투자 해 마련한 자금을 갖고 은행이 기업대출을 하도록 독려하겠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정부가 나서 보증을 해주면서까지 은행의 대출을 독려했을까 하는 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언제까지 정부가 직접 나서 은행대출을 다그쳐야 하는지 이해가 되자 않는다. 정부가 은행에 회생가능 기업에 대한 여신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하고 신규대출도 해주도록 요구했다는 것도 문제다. 대출연장이나 신규대출이라도 해줬다가 손실이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질것인가는 개의치 않고 일방적으로 은행을 다그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채권 전용펀드 조성도 우체국, 연기금, 국책은 행 등에서 반강제적으로 자금을 갹출하는 식으로 해서는 곤란할 것이다. 이러한 것은 모두 일종의 관치금융에 해당하는 것이며 구조조정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는것 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만일 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확실히 마무리돼 시장의 불확실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더라면 시장원리에 따라 흘러 가야 할 기업으로 자금이 제대로 흘러갔 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구태의연하게 은행에 기업대출을 해주도록 요구하는 것은 구조조정이 제대로 되지 못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정부가 정리대상에서 제외된 기업에 대해 은행대출을 적극 늘리도록 요구할 경우 생존이 불확실한 기업에 신규자금이 지원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한 것을 정부는 귀 담아 들어야 한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땜질식 처방이 남발 돼서는 안되며, 금융시스템과 잘못된 관행을 근본적으로 고칠 수 있는 정석의 해법이 나와야 한다. 이는 결국 철저한 구조 조정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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