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저는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 수많은 동지와 국민을 생각할 때 오늘의 영광은 제가 차지할 것이 아니라 그분들에게 바쳐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노벨평화상을 저에게 주신 이유 중 하나는 지난 6월에 있었던 남북정상회담과 그 후에 전개되고 있는 남북 화해협력 과정에 대한 평가라고 알고 있습니다.
노벨위원회가 긍정적으로 평가해준 햇볕정책에 대해 북한은 처음에는 전복음모로 여기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일관되고 성의있는 자세와 노르웨이를 비롯한 전세계 모든 나라의 햇별 정책에 대한 지지는 북한 태도를 바꾸게 만들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지금 북·미관계와 유럽·북한관계는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은 한반도 평화에 결정적인 영향과 진전을 가져다줄 것 입니다.
제가 민주화를 위해 수십년 동안 투쟁할 때 언제나 부딪힌 반론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시아에는 서구식 민주주의가 적합하지 않으며 그러한 뿌리가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공자 후계자인 맹자는 '만일 임금이 선정을 하지 않고 백성을 억압한다면 백성은 하늘을 대신해 들고 일어나 임금을 쫓아낼 권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존 로크가 그의 사회계약론에서 설파한 국민주권사상보다 2000년이나 앞선 것입니다.
한국 일본 필리핀 등에서 서구 민주제도는 훌륭하게 기능하고 있는 것입니다. 노벨상은 영광인 동시에 무한한 책임의 시작입니다. 저는 역사상 위대한 승자들이 가르치고 '알프레드 노벨'경이 우리에게 바라는 대로 나머지 인생을 바쳐 한국과 세계의 인권과 평화, 그리고 우리 민족의 화해·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맹세합니다.

매일경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