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
새벽 찬공기를 가르며 숨가쁘게 달려온 황토빛 열차에서 내린 윤 모씨(34·자영업)의 표정이 유난히 밝다. 연신내 연서시장에서 7년째 채소장사를 하고 있는 윤씨는 "환승역이 된 연신내 일대 상권이 크게 일면서 수입도 늘어날 것"이라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 지하철이 개통된 지난 15일 이후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잦아졌다. 지하철역 출입구에 늘어선 노점상들은 하루 2만여 명이었던 유동인구가 3만명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환승역 상권 부흥
지하철 6호선은 서울 강북의 동서를 연결하며 침체된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6호선 개통으로 환승역이 된 연신내 공덕 신당 등 8개 역 부근의 상가 임대료가 오름세를 보이는 관심지역으로 떠올랐다.
◇연신내=연서시장과 범우쇼핑센터를 중심으로 한 상권이 술렁이고 있다. 상가 임대료는 대로변 인접 여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역 개통을 앞두고 연서시장 인근에 들어선 한 정보통신업체의 5평짜리 점포는 보증금 1억3000만원에 월 임대료가 300만원이다.
반면 골목으로 들어가면 가격은 뚝 떨어진다. 15평 규모 점포도 보증금 3000만원에 월 70만원 정도의 임대료로 입점할 수 있다.
이 곳 김재하 성신사공인 대표는 "상가 임대물건은 별로 없지만 입점하려는 수요자가 많아 임대료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공덕=재개발구역으로 대단지 아파트 공급이 잇따르면서 상가 임대 수요가 늘고 있다. 공덕시장 외 대형 상가시설이 없어 임대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 곳 업무용 빌딩들의 사무실 공실률은 제로(0)에 가깝다. 오피스텔도 구하기 힘들다. 전상욱 해동공인 대표는 "저층 건물을 사들여 상가로 리모델링하려는 투자수요가 있지만 실제 거래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안암=고려대학교 주변 유동인구 대부분을 흡수하며 신흥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6호선 개통 직전부터 상가 신축과 개·보수가 끊이지 않았다. 카페 등 대학생 수요층을 겨냥한 투자수요가 많은 편이다.
안암역 근처에서 13평짜리 식당을 운영하는 박 모씨 (45)는 "97년만 해도 보증금이 6000만원 선이었지만 최근에는 9000만원을 웃돈다"고 설명했다.
◇신당=상가시설이 비교적 많은 편. 떡볶이골목으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휴일 유동인구가 6만~7만명에 이른다. 한성 우일프라자 등 대형 상가건물과 중소 규모 업무용 건물이 밀집해 있다.
이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는 "사람이 많이 다니는 지역의 점포는 평당 가격이 1500만원을 넘어 거래가 쉽게 이뤄지자 않는다"고 전했다.
■아파트값 보합세
6호선 주변에서 아파트촌을 찾기란 쉽지 않다. 4000가구 안팎의 대단지가 형성된 곳은 공덕 월계 석계 성산역 정도. 역세권 프리미엄이 이미 이 곳 아파트값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여서 추가 가격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공덕역 인근 태영아파트 32평형은 2억7000만원 선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올해 초에 비해 1000만원 남짓 값이 떨어졌다. 삼성아파트 34평형은 2억8000만~3억원 선이다. 이곳 해동 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이 쏟아질 정도로 시장상황이 악화됐다"며 "6호선 개통 호재가 가격상승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일명 월드컵경기장역으로 불리는 성산역은 대우 청구 시영아파트 등 이 3700가구 규모의 아파트촌을 이루고 있다. 대우아파트 22평형이 9500만원 선으로 지난 3월에 비해 500만원 정도 가격이 하락했다.
■투자 전망
경기침체로 신중한 투자자세가 요구된다. 상가는 이미 웬만한 매물은 계약이 체결된 상태이고 아파트 값도 당분간 오르기 어렵다.
이에 따라 신규 분양에 초점을 맞춘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 동안 관망세를 보여온 상가 분양업체들이 내년 3월 이후 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수건설 영창건설 경남기업 등 중견 건설업체들도 화랑대 이태원 구산역 등지에서 내년 상반기 아파트 공급에 나선다.

매일경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