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유전자 연구는 질병치료 등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돼 순수한 연구 차원을 넘어서 제약·의료산업 발전과 맞물려 경쟁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허청에 제출된 유전자 염기서열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작년에 4이건이었으며 그 중 63%가 외국기관과 제약회사에 의한 것이었다. 올해는 11월 말까지 589건을 기록하고 있고 그 대부분을 역시 외국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
최근 이웃나라 일본의 헬릭스연구소가 1만4000여 쪽의 방대한 염기서열 특허를 국내에 출원한 것도 예사로운 사건이 아니다. 일본은 10여 년 동안 국제공동연구인 HGP에 한 일원으로 참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전자 염기서열 연구 분야에서 다른 선진국에 비해 뒤져있다는 인식을 하고 범 정부 차원에서 대처하고 있다. 이번 헬릭스의 특허출원도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우리나라는 국제 지놈프로젝트 연구에 참여하지 못했고 90년대 말에서야 정부가 새로이 유전자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이러다보니 관련 연구와 그 지원에 종합적인 조정과 조율 기능을 마련하지 못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연구를 지원하고 규제하는 부서는 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산업자원부, 농림부 등으로 분산돼 있다. 최근에도 생명 과학의 안전·윤리 관련 규제에서 보건복 지부와 과기부 간에 충분한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미국에서 국립보건원(NHI)이 중심이 돼 연구를 총괄·조정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통합 조정 기능을 구비하는 데 정부가 주도하기보다는 관련 분야의 최고 과학·기술자와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특허청이 최근에 미국 유럽 일본이 합의한 것을 근간으로 새로운 특허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앞으로 출원이 급증하고 심사의 전문성이 더욱 크게 요구된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비책도 정부 차원에서 마련해야 할 것이다.

매일경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