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녀교육
이명조 한국외대 사범대학 교수
기본적인 생활습관
유아기부터 하나씩 길러줘
원만한 사회관계 형성
이명조 한국외대 사범대학 교수
기본적인 생활습관
유아기부터 하나씩 길러줘
원만한 사회관계 형성
두 아이가 초등학교 1, 2 학년도 마치지 못한 채 공부하는 엄마를 따라 미국에 왔고, 3년 남짓 머물다가 돌아왔다. 외국에 있는 동안 우리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시킬 형편이 되지 않아 내심 걱정했는데 이것이 우리 아이의 학교생활 부적응이라는 현실로 다가오고 말았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특히 우리 책읽기가 힘들어서 학교가는 것이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주위 사람들이 국어학원, 글짓기 학원 등을 추천하면서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었다.
그러나 나는 이런 기관에 다닌다고 해서 우리 아이의 국어실력 향상에 도움을 주리라 생각하지 않았고 그래서 나름대로의 교육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다. 이들 중 우리 아이에게 가장 적합했던 방법은 만화책 읽기와 쉬운 동화책 읽기였다.
만화책과 동화책은 우리 아이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처음에는 같은 만화책과 동화책을 되풀이해서 읽더니 그 다음에는 다른 내용의 만화책과 동화책 그리고 이들 종류의 책 대신 쉬운 무협소설책 읽기에 푹 빠지면서 우리 글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2~3년 동안의 국어 사랑하기 과정에서 교과서 내용도 점차 이해가 되어 학교 다니는 것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고 성적 또한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남이 시장 간다고 나도 따라 간다는 식의 사고는 버려야 한다고 본다. 요즘 어머니들은 다른 아이들도 배우니까 우리 아이들도 배워야하고, 아이 친구가 학원에 가니까 내 아이도 보내자는 줏대 없는 생각과 행동을 많이 한다. 이는 아이 각자가 지니고 있는 독특한 특징들, 서로 다른 지적 능력이나 적성, 성격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같은 뱃속에서 태어난 형제끼리도 이주 다른데 하물며 다른 아이들과는 어떠하겠는가?
우리 아이가 국어 공부를 하기 위해 다른 부모들이 하는 것처럼 자기 실력과 맞지 않은 학원에 계속 보냈더라면 그 결과는 뻔했을 것이다.
약 10년 전 첫째가 중학교 3학년, 둘째가 중학교 2학년 때 당시 신도시가 개발되어 우리는 서울 강남을 떠나 신도시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나는 공부란 자기가 열심히 노력하는 가운 데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었고 우리 아이들 역시 스스로 공부하는 것에 익숙했기 때문에 이사기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8학군 강남을 떠난다는 것에 대해 의아해했다.
그러나 나의 예상은 적중해서 둘째는 이사간 지 1년 만에 자신이 바라던 고등학교로, 또 3년이 지나 원하는 대학에 그리고 첫째 역시 3년이 지나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다.
이와 같은 나의 자녀교육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실천의 배경에는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어떤 기초가 쌓여지기 시작한 때문이라 여겨진다.
그 기초란 바로 기본적인 생활습관 형성이다. 즉 남의 말을 경청하는 습관 기르기, 주의집중하기, 욕구충족 조절하기, 질서의식 심어주기, 혼자서 해보도록 격려하기, 남의 입장 생각해보기, 책과 가까이 하기 등의 교육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부모들은 이러한 기본 생활습관을 하찮은 것으로 그리고 미래의 공부와 관계가 없는 것으로 여긴다. 자녀를 위한 진정한 교육은 지식을 주입하는 식의 교육이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어릴 때 배운 주입식 지식은 얼마 지나지 않아 낡고 진부한 것이 되어버리고 만다.
성공적인 자식 교육 투자는 기초적인 생활습관을 유아기부터 하나씩 지도하는 일이다. 남의 말을 경청하는 습관을 잘 기르지 않으면 학교에 가서 주의가 산만해지고, 무엇인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으면 자기 공부를 남에게 의존하게 되고, 남을 배려하도록 지도하지 않으면 왕따가 되어 공부 잘하는 것은 고사하고 학교 가는 것 조차도 싫어지게 된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옛말이 있다. 어릴 때부터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잘 기르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내가 내 아이에게 맞는 최상의 교육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유아기부터 시작된 기초적인 생활습관들이기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사진】이명조

매일경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