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찰단의 이라크 보고서 제출(27일)과 부시 대통령 연두교서 발표(28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공개시장위원회(28~29일) 등 대형 이슈를 앞두고 미국 주가가 폭락세로 돌아섰다.시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을 것이란 추정이 강하게 나오는 등 경기에 대한 염려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한 주일 동안 뉴욕 다우존스지수는 455.73포인트(5.3%)나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지수는 34.05포인트(2.47%) 내려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지만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1.98포인트(10.13%)나 떨어져 2주 연속 폭락했다.
닷새 연속 하락 후 반등 기미를 보이던 미국 주가는 주말에 다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전주에 악화된 경제지표들이 쏟아져 나와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데다 이라크전쟁이 임박했다는 부담도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주에는 건축허가나 주택신축동향 등이 기대보다 양호하게 나왔고 실업수당 청구건수나 경기선행지수도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이었지만 위축된 투자심리는 살아나지 않았다.
기업부문에서는 아마존과 퀄컴 등이 기대 이상으로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투자등급이 내려간 보험주를 포함해 대형주가 전반적인 약세를 기록했다.
실적발표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투자등급 상향조정과 하향조정이 거의비슷하게 나왔지만 시장에는 부정적인 내용이 강하게 반영됐다.
등급이 올라간 기업으로는 아마존과 카드회사인 MBNA(이상 살로먼스미스바니)와 노텔(골드만삭스와 UBS워버그) 등이 두드러졌다.
반면 모건스탠리가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이유로 올스테이스 AIG 마쉬맥린 맥스리 MBIA 등 보험사 등급을 내린 것이 시장 분위기를 억눌렀다. 반도체 관련업체인 KLA텐코(푸르덴셜 등)를 비롯해 JDS유니페이스(모건스탠리) 버라이존(로버트 W 버드) 등급 하락도 악재로 작용했다.
분위기가 어두운 탓인지 투자자들은 주가하락 자체보다 어디까지 떨어질 것인지에 관심을 기울였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투자정책위원회는 24일 아침 S&P500지수 870, 나스닥지수 1315, 다우존스지수 8160을 지지선으로 제시한 바 있다. 다우존스지수가 이미 지지선 밑으로 떨어졌지만 시장 분위기가 침체됐고 실적발표 시즌이 이어지는 데다 대형 이슈들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주 다우존스지수 8300~8400, S&P500지수 860~870, 나스닥지수 1320~1330대를 지지선으로 제시했던 리처드 맥카베 메릴린치 수석 시장분석전문가는 "다우존스지수 7800~8000, S&P500지수 820~840, 나스닥지수 1250~1275를 2차 지지선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이보다 더 앞서 지난해 10월 저점(10월 9일 종가 기준 다우존스지수 7286.27, S&P500지수 776.76, 나스닥지수 1114.11)까지 예상해야 한다는 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아더 캐신 UBS페인웨버 시장분석가는 "투자자들이 이미 지난해 10월과 같은 하락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주에는 주요 이슈 외에 27일 기존주택 판매동향을 비롯해 28일 내구재 주문동향, 소비자신뢰지수, 신규주택 판매동향, 30일 4분기 GDP 1차 추정치, 고용비용 동향, 31일 개인소득과 지출 등 경제지표가나올 예정이다.
기업부문에서는 27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프레디맥 비테세반도체, 28일 AT&T와이어리스 레벨3커뮤니케이션즈 머크 노드롭구루만 노벨러스대만반도체(TSMC) SBC커뮤니케이션즈 베리타스 제록스 등 실적이 쏟아져 나온다.
또 29일에는 소니와 버라이존 코카콜라, 30일에는 알텔 캐논 SAP 테러다인 테라 질레트 보잉 월트디즈니, 31일에는 허니웰과 웬디스 등 실적이 예정돼 있다.
불확실성이 고조돼 있는 상태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지수를 보고 투자하는 것보다 철저히 종목 위주로 선별적 매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탐 파치오라 타이거 매니지먼트 펀드매니저는 "지수에 돈을 거는 것은 투자도 아니다"며 "업종을 보는 것도 한계가 있고 주요 업종 내에서 특정 종목을 찾아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 = 정진건 특파원 boran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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