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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바이오 강국 꿈 멀었나?

혹시 한국이 바이오 쪽에서도 상당히 잘하고 있지는 않을까.” 최근 국민들의 속마음이다.얼마 전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세계최초의 인간 배아 줄기 세포복제 성공'이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키자 'D램'과 '휴대폰'등 IT강국으로 부상한 한국이 혹시 BT에서도 강국이 아닌지 국민들은 어깨를 으쓱거린다.

더구나 그동안 니컬라스 메그로폰테 MIT 교수 등 세계적 석학들은 “향후 10년은 바이오의 시대”라고 말한 걸 알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국민들이 느끼는 한국의 바이오 산업에 대한 인식에는 다소 거품이 끼어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의 바이오기술 수준은 선진국의 60∼70%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동·식물의 형질전환기술, 발효공정, 분리정제기술 등 일부 분야만이 선진국과 대등하거나 일부 앞서있을 뿐이다. 전체 기술수준으로는 현재 세계 13위. 아주 뒤지는 편은 아니지만 국민들 생각보다는 떨어지는 편이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자본 투자력'을 보면 더욱 벌어진다.

올해 정부가 집행할 바이오 관련 R&D 자금은 모두 6393억원. 미국의 제약회사 암젠이 1년간 8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원을 쏟아 붓는 것과 비교하면 적은편이다. 전문인력도 1만2000명 수준으로 98년도 일본의 13만명과 비교해 턱없이 적다.

바이오 산업 특성과 향후 흐름을 보면 한국의 바이오 산업은 약과 독을 함께 갖고 있다.

약을 보면 일단 초기시장이란 점이다.

우리의 바이오 투자는 80년대로 선진국에 비해 약 10년정도 뒤졌지만 유전자나장기복제 등 핵심적인 바이오 산업의 개화는 인간 게놈지도가 해독된 2000년 이후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기단계라 잠재능력만 있다면 어떤 나라도기회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바이오'뒤에는 '산업'이란 단어보다 '기술'이란 단어가 어울린다는 점이 바로 초기시장의 증명서다. 우리나라 휴대폰이 지금도 퀄컴사에 특허료를 꼬박꼬박 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초창기 기술'시장일 때 승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다. '기술'이 특허가 되고표준이 되면 최소한 25년 이상 벌어먹는 산업이란 점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부족한 인력도 해결 가능한 문제로 본다.

현재 미국국립보건원(NIH) 산하에는 한국의 우수 바이오인력들이 저임금으로 근무 중이다. 황상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 바이오 산업이 조금만 더 발전해 일자리가 늘어난다면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으로 올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시장 11%씩 고속성장■

게다가 LG생명과학의 팩티브가 신약으로 인정받아 세계에서 10번째로 FDA에 신약을 등록한 나라로 등재된 것도 자랑거리다. 10만페이지가 넘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노하우를 얻은 것과 더불어 일단 첫단추를 뀄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면이다.

그러나 독도 있다.

한 전문가는 “바이오 투자는 삼성전자의 투자만큼이나 해도 부족할 판인데 우리는 정부의 마인드가 아직 부족한데다 선택과 집중에 대해서도 구획정리가 아직 덜 되는 등 역량이 집중돼 있지 않다. 미국을 따라잡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사실 생명공학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세계의 바이오 기업의 34%가 미국에 있고 상장기업기준으로 이익의 73%와 고용의 74%를 미국이 점하고 있다. 한국이 현재 D램과 LCD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 월등하게 높다. 여기에 미국의 생명공학 연구개발비 예산은 지난해 286억달러를 집행해 국방비에 이어 2위 수준이다.

초창기 마크로젠의 역할에 대한 논란도 있다. 바이오붐을 일반인에게 확산시킨공로는 인정하지만 함께 거품을 일으켰던 닷컴기업과 IT기업들이 현재는 뚜렷한 수익모델로 주가도 예전가격을 회복한 반면 바이오는 “껍데기만 있구나”라는 인식을 심어 줘 자금유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같은 약과 독에도 불구하고 바이오는 대세라는 데 이견은 없다. 초창기 시장은 여전히 한국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신약만 봐도 현재 미국FDA 승인을 받은 의약과 백신은 모두 155개인데 이중 70%가 지난 6년간 승인됐다. 현재임상중인 의약과 백신도 370여개에 이른다.

기술발달로 인해 신약개발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대폭 줄어든 점도 한국에는 유리하다. 예전에 최대 15년, 1200억달러, 10만분의 1 확률에 도전했다면 지금은 최대 7년, 30억원, 100분의 1의 확률로 낮아졌다. 그만큼 위험부담이 줄어 대형회사가 아니더라도 도전할 수 있게 됐으며 특히 우리국민 정서에 맞는다는 벤처회사에 유리한 상황으로 시장이 바뀌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장규모 성장도 군침이 돈다. 생명공학 시장은 2000년 540억달러에서 2008년에는 125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평균 증가율은 11%로 세계경제성장률과 비교해 2∼3배 높으며 산업 중에서도 발전속도는 단연 상위에 속한다.

이처럼 발전속도가 빨라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 유럽, 중국 등도 현재 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는 폭발적이다. 일본도 6개부처의 올해 바이오 산업관련 예산요구액은 지난해 2528억엔에서 3153억엔, 우리 돈으로 3조원이 넘게 늘렸다. 한국이 6000억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5배나 많다.

전세계 누구를 붙잡고 물어봐도 IT 이후의 성장 동력이 바이오 산업(BT)이란 데 이견은 없다.

미국에서 8년간 일하다 LG생명과학 연구소에서도 6년을 보내고 크리스탈지노믹스를 창업한 조중명 사장은 “미국과 한국을 비교하면 한국도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다. 특히 벤처정신에서는 한국이 앞선다. 개인적으로는 IT보다 바이오쪽이 효율이 더 높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바이오는 더욱 커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신재윤 재경부 국장의 바람처럼 “바이오붐이 다시 불어 시중의 부동자금이 바이오벤처를 건전한 투자처로 인식했으면 좋을텐데…”라는 소망이 현실이 되기를 바이오업계 종사자들은 고대하고 있다.

▷잠깐 용어

·바이오 산업 : 협의의 정의는 '유전자 조작기술을 이용해 단백질을 생산, 개량, 응용하는 산업을 말한다. 광의의 해석으로는 제약과 효소를 이용한 건강식품 등을 포함한 생명공학 전체를 일컫는다. 최근에는 바이오와 IT가 결합되면서 질병을 미리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칩 분야까지도 등장했다.

<특별취재팀 = 노성호 차장(팀장) / 박인상 / 김소연 / 정광재 /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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