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나만의 AI 비서 마이에이전트 마이에이전트

매경춘추 농촌풍경도 바뀌어야

우리나라의 농촌 모습(형식)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우리의 농촌은 농

삿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마을과 그들의 일터인 논밭으로 구성돼 있다.

나지막한 구릉과 느릿하게 흘러가는 시내를 사이에 두고 50~60호의 집들이 옹

기종기 모여 있고, 그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오순도순 펼쳐져 있는 경작지

가 농촌풍경을 이룬다. 한반도에서 경작이 시작된 이래 변치 않았을 풍경이다.

농촌의 외형이 옛날 그대로라는 것은 농업의 내용 역시 옛날 그대로라는 것을

의미한다. 농업의 내용이 바뀌지 않으니 농촌의 외형도 바뀌지 않는 것이다.

농업강국 네덜란드의 농촌풍경을 보자. 농업이 주업인 지역에도 중소도시는 있

을지언정 우리와 같은 농촌마을은 보이지 않는다.

넓은 농경지에 둘러싸인 농촌주택이 듬성듬성 풍경을 이루고 있다. 농민이 거

주하는 집이 한 채, 그 옆으로 농기계를 보관하는 창고가 1동, 그 옆에 창고보

다 규모가 좀 더 큰 축사가 자리잡고 있다. 축분을 발효시키는 시설도 함께한

다. 이들 건축물은 그가 소유하고 경작하는 드넓은 농지 안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민들은 농촌마을에 모여살고 그들의 경작지는 마을과 떨어져 있고

그나마 이곳저곳 흩어져 있다. 쌀농사와 축산을 함께하는 경우도 드물지만 이

른바 복합영농을 하는 경우에도 축사는 농경지와 멀리, 거주지와는 더 멀리 떨

어져 있다.

네덜란드 농가는 축사에서 발생하는 축분을 경작지에서 곧바로 비료로 사용한

다. 우리의 경우는 경제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 가공비와 운반비 때문이다.

축분은 축사와 농경지가 붙어 있을 때만 자원이다. 거리가 멀면 비용이다.

규모화한 데다 집적화한 네덜란드 농업과 영세 자작농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

는 한국 농업이 어떻게 경쟁할 수 있겠는가? 우리끼리, 우리 방식대로 살아간

다면 그만이겠지만 국제시장에 나간 이상 그들과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우리의 농촌풍경에도 여러 가지 강점이 있다. 사람들이 살을 부대끼며 살아가

는 고유의 정서가 살아 있고 이른바 '농촌 어메니티(amenity)'가 숨쉬는 곳이

다.

하지만 그것으로 삶의 질이 높아질 수는 없다. 농업의 내용이 바뀌고 구조가

바뀌고 농촌의 풍경이 바뀌어야 한다. 질곡의 구조 속에 농민들을 가둬두고 장

렬한 전사를 강요해서는 안된다.

김홍국 하림 회장

복잡한 뉴스, AI로 쉽게 풀어보기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Shorts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