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불법도청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서창희)는 29일
"지난 27일 실시한 전 미림팀장 공운영 씨 자택 압수수색 결과 불법 도청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녹음테이프 274점과 녹취보고서 13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압수된 녹음테이프는 모두 120분짜리로 합하면 548시간이 되며 한 사람이
듣는다면 23일이 걸리는 방대한 분량이다. 검찰은 녹음 내용을 요약한 녹취보고서
는 권당 200~300쪽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MBC가 확보한 한 개의 테이프가 외부에 알려졌을 때도 엄청난 파장을 일
으켰던 만큼 검찰이 이날 확보한 테이프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궁금증이 증폭
되고 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불법도청 테이프에 담긴 내용을 공개하면 검찰 스스로 통신비
밀보호법을 위반하는 셈"이라며 "공개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274개 테이프 중 현
재 공개된 것은 MBC에 넘겨진 하나뿐이다.
그러나 검찰이 회수하지 못한 도청테이프가 더 있을 수도 있는 만큼 제2, 제3의 'X
파일'이 공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은 최근 자해소동 후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공씨를 상대로 조만간 문건 유출과
정과 보관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문건을 유출하는데 도움을 준 윌리엄 박 씨(58ㆍ한국명 박인회)
를 구속하고 국정원에서 출국금지한 10여 명과는 별도로 도청과 도청자료를 유포한
것과 관련된 10명 안쪽의 사람들을 출국금지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출금 대상자에는 도청자료 제작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도 포
함돼 있다고 밝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와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
천용택 전 국정원장 등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현규 기자
검찰, 도청테이프 274개 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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