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국 기초과학 역사를 새로 쓸 기초과학연구원 초대원장이 임명된다. 마침 오후에는 기초과학연구원을 핵심으로 하는 과학비즈니스벨트 청사진도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이 과학벨트를 공약으로 내건 이후 실제 조성계획을 발표하기까지 많은 난관과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과학벨트는 정치 공약이나 지역 개발계획에 머무를 수 없는 큰 비전을 담고 있다. 25일 임명장을 받는 오세정 초대원장은 '글로벌 연구거점'이라는 청사진을 현실로 증명할 최고책임자가 돼야 할 것이다.
바라고 싶은 점은 기초과학연구원과 과학벨트를 한국 과학기술의 새로운 '성공모델'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기초과학연은 또 하나의 유사 정부출연연구소에 만족하면 안 된다. 그렇다고 기존 출연연과 아무 관계 없는 별동대가 되어서도 곤란하다. 기초연은 지금까지 소외 받았던 기초과학의 대규모 실험실이자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출연연 모델을 바꿀 수 있는 실험무대이기도 하다.
어느 연구소보다 과학자들이 자율권을 갖고 연구하고 예산도 전폭적으로 지원된다. 예산도 중요하지만 자율성과 신뢰가 과학연구의 가장 중요한 엔진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주길 바란다. 이것이 성공하면 한국 연구소의 미래형 모델이 정립될 수 있다고 믿는다.
장기적으로는 과학이 국민과 국가에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도 보여줘야 한다. 과학기술계야 당연하게 여기지만 여전히 '왜 내 세금을 당장 생계와 관계 없는 대규모 입자가속기에 써야 하는지, 당장 현실화되기 어려운 연구에 써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국민이 많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과학자들이 요구만 하는 집단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과 가치를 보여주는 지식인이자 선구자임을 입증해주었으면 한다. 물론 정부는 약속대로 관료주의적 편의성이나 조급함을 버리고 제대로 밀어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