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차은택이 문체부를 할퀸 상처는 크다. 소속 공무원들은 물론이고, 문체부에 영향을 받는 문화예술업계 종사자들까지 입을 모아 얘기한다. "공교롭게도 비선실세와 가장 많이 연관된 부처라 업무마비 지경에 이르렀다"고. 실제로 문체부가 최근 내놓은 보도자료 중 상당수는 의혹 보도에 관한 해명자료다. 불행한 과거에 대한 의혹 제기에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데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발등의 불에도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한류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이 우리 대중문화 콘텐츠를 보이콧하겠다고 사실상 선언한 상황에서도 문체부는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의견을 듣고 싶어 문체부 대중문화산업과장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허사였다. 이러는 와중에 엔터주(株)는 하락하고, 콘텐츠 제작사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한국 전체를 휘감은 '최순실 게이트'의 중심에 문체부가 있다. 부처가 추진했던 사업의 상당수가 국정농단의 수단이었다니, 소속원들의 사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땅 파고 죽으시든가'라는 상황이 닥쳤을 때, 넋 놓고 '어'라고 대답하는 식이 돼선 안 된다. 할 일은 해야 한다. 예봉이 부러질 상황에 놓인 한류 수출의 맥을 지켜야 할 게 아닌가? 피해 예상 업계의 고민을 청취하고, 미래창조과학부 등 유관 부처와 함께 대책을 모색하는 모습이 절실하다.
[문화부 = 김명환 기자 teroo@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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