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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광고수익 앞에 초심 잃은 저커버그

지면 A38
사진설명
"실수가 있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데이터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에 의해 5000만명에 달하는 이용자 정보가 유출·도용된 사건에 대해 이처럼 사과하기까지 5일이 걸렸다. 4일이 지나도록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자 "저커버그는 어디 있느냐"는 여론이 일어난 뒤였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페북 '좋아요'나 기사 공유가 광고에 활용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특정 후보 당선에 기여하도록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화가 난 것이다. 그러나 저커버그 CEO는 "사실은 이렇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또 CA의 계약 위반에 따른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페이스북에 장문의 해명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저커버그 CEO답지 못한 판단이다. 이미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가짜뉴스는 1%도 안 된다. 가짜뉴스가 대선판을 흔들었다는 주장은 미친 소리"라고 반발했다가 크게 비판받았다. 이후에 이 발언을 사과했다. 최근까지 러시아의 대선 광고 구매와 가짜뉴스 확산이 밝혀져 특별검사에게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최근 1년 넘게 정치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던 저커버그 CEO와 페이스북이 CA가 개인정보를 이용한 것을 몰랐을지 의문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매출 407억달러, 수익 159억달러를 기록했다. 페이스북 매출·순익의 98%는 '광고' 비즈니스에서 나오는데 이 중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집행되는 것이 바로 '정치 광고'다. 회사 측이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세계 각국에서 펼쳐지는 선거에서 페이스북에 들어가는 금액이 상당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CA의 정보 활용을 몰랐던 것이 아니라 '정치 광고' 매출에 영향을 받을까봐 숨기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저커버그 CEO는 초심을 잃었다. 그가 다시 사는 방법은 '신뢰 회복'뿐이다. 그가 약속한 대로 "규제를 수용하고 앱을 검사하고 개발자 접근을 제한하겠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페이스북 데이터를 제3의 독립된 기구가 감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타깃 광고가 정보 왜곡을 가져오지 않는지, 얼굴 인식이나 콘텐츠 알고리즘에 편향은 없는지 감시받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이용자 정보를 바탕으로 타깃 광고를 하는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 흔들릴 수 있다. 과연 할 수 있을까?

[국제부 = 손재권 기자 jac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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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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