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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對국민 서비스 방관하는 한국은행

지면 A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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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최근 대한민국 대표 경제통계 사이트인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ecos.bok.or.kr)에서 겪은 일화를 공개하고자 한다. 통화정책 당국인 한국은행이 법에 보장된 독립성에 걸맞은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기자는 지난주 초 ECOS에서 '어음부도율'을 검색어로 검색했다. 최근 경기 상황을 감안해 수치가 높아졌는지 궁금했다. 검색 결과 주제별 항목 18개 중 17번 '거시경제분석지표' 아래 어음부도율이 나왔다. 클릭해 보니 올해 5월 통계 수치까지만 있었다. 이상했다. 통상 전달 어음부도율은 이달 중순에 공개되기 때문이다. 담당 팀장에게 문의하니 ECOS에 6월 통계가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고개가 갸우뚱했다. 알고 보니 5번 '지급결제' 항목 아래 6월 어음부도율이 있었다. 같은 통계지표가 2개의 항목 아래 중복 게시되고 있지만 하나는 업데이트가 됐고, 나머지 하나는 업데이트가 안 된 것이다. 검색으로는 업데이트가 안 된 것만 나타내고 있었다. 어음부도율은 지난주 중순이 넘어서야 업데이트됐다.

이 같은 통계 업데이트 불일치는 담당 팀장, 국장, 임원 모두 모르고 있었다. 이들은 담당 직원이 5번 항목 내 어음부도율 수치를 입력했고, 시스템적으로 17번 항목엔 시차를 두고 다른 팀이 통계를 입력한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개선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군색한 변명이다. 과연 한은이 민간기업이라면 어땠을까. 소비자를 배려하지 않는 서비스를 내놓는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됐을 것이다. 사실 한은은 이보다 더 심각한 대국민 서비스 부작위를 저지르고 있다. 경제 상황이나 정책에 대해 말을 삼가는 '부작위'가 그것이다. 예컨대 최근 경기 논쟁이 불붙었을 때 경제 전문가 2400명을 보유한 한은은 '꿀 먹은 벙어리'를 자처했다.

만일 한은이 경기와 정책에 대해 정부나 청와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올곧게 말할 수 있다면 그때야말로 국민은 법에서 보장된 한은의 독립성이 실현되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앙은행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대해 비판하는 게 부러울 따름이다.

[경제부 = 윤원섭 기자 yw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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