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통계 업데이트 불일치는 담당 팀장, 국장, 임원 모두 모르고 있었다. 이들은 담당 직원이 5번 항목 내 어음부도율 수치를 입력했고, 시스템적으로 17번 항목엔 시차를 두고 다른 팀이 통계를 입력한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개선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군색한 변명이다. 과연 한은이 민간기업이라면 어땠을까. 소비자를 배려하지 않는 서비스를 내놓는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됐을 것이다. 사실 한은은 이보다 더 심각한 대국민 서비스 부작위를 저지르고 있다. 경제 상황이나 정책에 대해 말을 삼가는 '부작위'가 그것이다. 예컨대 최근 경기 논쟁이 불붙었을 때 경제 전문가 2400명을 보유한 한은은 '꿀 먹은 벙어리'를 자처했다.
만일 한은이 경기와 정책에 대해 정부나 청와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올곧게 말할 수 있다면 그때야말로 국민은 법에서 보장된 한은의 독립성이 실현되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앙은행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대해 비판하는 게 부러울 따름이다.
[경제부 = 윤원섭 기자 yws@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