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과 세계적으로 이름난 명장들의 공통점이 있다. 확실한 소신을 가지고 자신을 대표할 만한 전술을 밀어붙이는 것이다. 벤투 감독이 5경기 내내 밀어붙인 '빌드업(build-up)'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후방에서부터 빠른 템포로 유기적 패스를 통해 많은 득점 찬스를 만들어내는 전술이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지피지기(知彼知己) 없이 소신을 밀어붙였다. 포르투갈 대표팀을 맡았을 때도, 한국을 지휘할 때도 같은 전술을 구사했고 실패로 이어졌다. 선수들에게 밀집수비를 단번에 무너뜨릴 뛰어난 패스 능력이나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릴 개인기가 있느냐는 논외다. 빌드업 전술은 기껏 해야 한 달 정도, 그것도 국내와 해외 리그 선수들이 제각각 소집되는 대표팀에 맞지 않는 옷이었다. 투지와 체력, 근성으로 부족한 기술을 보완해 온 우리나라 축구 역사를 안다면 더욱 그렇다.
축구팬들이 정말 우려하는 건 '아부다비 쇼크' 후에도 완강한 벤투 감독의 소신이다. 그는 "기회에 비해 득점이 부족했다. 앞으로도 우리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며 변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더 걱정되는 건 카타르와의 경기 전 인터뷰다. "부임 후 10경기 넘게 한 번도 지지 않았는데 왜 자꾸 부정적 평가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문득 그가 부족한 점보다 잘한 점에 몰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스포츠레저부 = 이용건 기자 modar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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