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한 물건은 수사와 공소 유지 등 검찰청법 제4조에 따른 정당한 직무 수행에만 활용돼야 한다.' 검찰청법 제4조는 범죄 수사, 공소 제기 및 유지 등 검사의 직무를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가 지난해 10월 제정한 인권보호수사규칙 제36조는 압수물의 용도를 범죄 수사와 재판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조항은 '압수·수색·검증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은 직무 외에 부당하게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누설하지 않아야 한다'고도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2015년 7월 16일 선고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도 압수수색과 압수물의 활용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한 고위 법관은 검찰의 신천지 압수수색 필요성과 그 실효성에 대해 "압수물은 원칙적으로 영장에 기재된 범죄 혐의와 관련 있는 범죄의 수사와 재판에 한해서 활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검찰이 신천지 교단을 압수수색한다고 해도 전체 교인 명단, 예배 참석 기록 등 압수물을 방역 목적으로 보건당국에 제출하지 못할 것이란 취지다. 그는 또 "압수물을 형사 절차와 무관한 타 기관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법조인들은 신천지 압수수색의 실효성을 낮게 보고 있다.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서는 것이 옳은지를 떠나서 압수수색을 해도 압수물 공유의 문제가 남기 때문이다. 교인 수십만 명의 개인정보 등 민감한 내용이 담긴 압수물을 검찰이 보건당국에 통째로 넘기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대검찰청은 이미 신천지 교단에 대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행정조사 후속 절차를 지원하기 위해 디지털포렌식 전문요원을 파견해 자료 분석을 돕고 있다. 앞서 중대본은 지난 5일 과천 신천지 본부에 대한 행정조사를 통해 신천지 교인과 교육생 명단, 예배 출결 내역 등을 확보했다. '신천지 압수수색'을 촉구하던 인사들이 방역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 자료들이다.
그럼에도 검찰이 신천지 본부 등을 압수수색해야 한다는 주장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여권 인사들은 '방역을 위해 신천지 강제수사가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그들 중에는 법조인 출신도 있다. 압수수색이 형사 절차인지, 정치 구호인지 헷갈린다.
[사회부 = 김희래 기자 raykim@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