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서울의 자존심 LG 트윈스!”
LG의 경기 개시 응원가였다. 김 감독은 “번호도 그대로 벨소리도 그대로 씁니다”라며 웃었다. 마음의 정리가 이미 끝난 김 감독의 웃음 뒤에는 시원섭섭함이 깊게 묻어났다. 김 감독은 “그동안 참 재밌고 행복하고 힘든 일들이 많지 않았습니까?”라며 소탈하게 웃었다.
그러나 LG 홈구장인 잠실야구장은 김 감독의 흔적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김 감독 전용의 작고 둥근 의자는 더그아웃에서 빼 다른 곳에 옮겨놨고, 김 감독은 잠실구장 감독실에 남몰래 찾아 자신의 짐을 챙겨 나갔다. 일부 선수들과도 간단히 인사를 나누며 정리의 시간을 갖고 있다.
김 감독은 왜 갑작스럽게 떠났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에 대해선 물음표를 남겨뒀다. 표면적인 이유는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이다. 자신의 희생으로 팀이 반등의 기회를 잡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김 감독은 이날도 자신의 현재 입장에 대해선 애매한 표현으로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명확하게 밝힌 사실은 딱 하나가 있었다. 바로 선수들과의 근거 없는 불화설. “도대체 어디서 왜 그런 불화설이 나온 겁니까?”라고 물은 김 감독은 “내가 (이)병규와 그럴 일도 없고, 또 병규도 나한테 그런 일을 만들 일도 없지 않습니까? 그건 다 아는 사실인데…”라며 말도 안 되는 소문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김 감독은 조만간 한국을 떠나 미국에 있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정확한 날짜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이번 주 내로 떠나는 것으로 마음을 정했다. 김 감독은 그동안 함께 하지 못한 가족과 당분간 시간을 보내며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할 시간을 갖기로 했다.
김 감독은 “언제든 미국으로 놀러 오세요”라는 마지막 말을 남긴 채 활짝 웃으며 자리를 떴다. 김 감독의 마지막 뒷모습은 왠지 모를 아쉬움이 배어 있었지만, 꼭 쓸쓸해보이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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