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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운봉산장>

<줄서는 고깃집 심층분석>
한국형 양고기 전문점은 기회의 땅 장기불황으로 소비시장이 위축된 가운데서도 매출이 꾸준한 업종은 한식이다. 대중에게 익숙한 한식은 재방문율이 높을 뿐 아니라 일정한 매출을 내기도 용이하다. 반대로 말하면 익숙하지 않은 아이템을 한식화하면 낯섦을 줄일 수 있다는 것. 수도권 중심으로 양고기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노량진에 위치한 한국형 양고기 집을 찾았다. 10년이란 시간 동안 사랑받은 <운봉산장>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정동우 객원기자

심층분석 01 소비자가 친숙한 방식으로 다가가라

<운봉산장>은 ‘한국식 참숯불 양고기 전문점’을 표방하는 식당이다. 우리나라에서 양고기를 접할 수 있는 형태는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바로 양식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양갈비 스테이크’, 화교들을 중심으로 번진 ‘중국식 양꼬치와 양갈비’, 최근 프랜차이즈 형태로 번지는 ‘일본 삿포로식 징키스칸’이다. 하지만 이집은 한국식 고깃집 스타일에 충실하며 앞서 말한 세 가지 갈래와 다른 길을 택했다. 한국식 양고기 집은 이전에 없던 형태로 굽는 방식, 반찬 구성, 그리고 메뉴가 다르다. 참숯과 불판을 활용하는 것은 여느 삼겹살집과 다르지 않고 장아찌와 나물반찬은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 같다.

한국 소비자 기호에 맞춘 양수육과 뚝배기탕

<운봉산장>에선 다른 양갈비 전문점에 없는 메뉴를 만날 수 있다. 바로 양수육과 뚝배기탕이다. ‘배갈비’로도 불리는 이집의 양고기 수육은 부추와 함께 제공된다. 부위는 숏립(short rib)으로 어깨갈비인 숄더랙과 가슴갈비인 프렌치랙보다 담백하다. 구이용으로 맛이 떨어지는 만큼 값도 저렴하지만 이곳은 수육으로 활용해 재료비는 낮추고 부위 활용도는 높였다. 수육은 물에 삶은 갈비를 증기로 쪄 조리하는데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여기에 들깨와 식초, 겨자 등을 넣고 만든 특제소스를 곁들이면 남녀노소 무리 없이 먹을 수 있다. 무엇보다 소고기, 돼지고기 수육에 익숙한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양고기 수육은 아주 낯설지만은 않았다. 또 하나의 별미는 뚝배기탕이다. 된장을 푼 국물에 양고기를 넣고 들깨와 갖은 양념으로 끓여 맛과 비주얼 모두 영락없는 보신탕 같다. 그 때문인지 무더운 여름철, 복달임을 목적으로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



심층비결 02 고깃집 기본에 충실하라 식당의 기본요소는 맛(quality)과 서비스(service), 청결도(cleanliness)다. 특급호텔, 골목식당 할 것 없이 모두 해당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기본을 지키는 집들은 그리 많지 않다. <운봉산장>은 오래된 식당이지만 기본을 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특히 일정하고 수준 높은 맛을 위해 식재료에 가장 신경 쓴다.

누린내 나지 않는 6개월 이하 베이비램 숄더랙 과거 국내에서 소비되는 다수 양고기가 1년 이상 된 어른 양 ‘머튼’이었다. 값이 저렴한 대신 정육도 어려워 손이 많이 가고 누린내가 심한 고기다. 반면 램과 베이비램의 경우 육질이 연하고 냄새도 적어 고급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 소비자 기호에 맞는 양고기 전문점이 늘어나는 가운데 <운봉산장>의 철학은 뚜렷하다. 1년 이하의 어린 양만 취급하고 구이용은 되도록 6개월 이하 베이비램을 사용해 최고의 맛을 제공한다. 부위는 갈비와 목살이 포함된 숄더랙(어깨갈비)을 사용한다. 직화 형태의 고깃집에선 고급육인 프렌치랙(가슴갈비)보다 숄더랙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 프렌치랙의 경우 스테이크 형태로 레스토랑에서 조리하는 게 아니라면 뻑뻑한 식감을 해결하기 쉽지 않다. 이곳에선 숄더랙을 활용해 부드러운 목살과 저작감 뛰어난 갈비를 고루 맛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한국식 양고기 전문점의 한계와 가능성

<운봉산장>의 장점이 한국식 양고기 전문점이라는 것만은 아니다. 발전하는 외식산업에 발맞춘 메뉴구성과 요리개발이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이곳의 찬구성은 처음 문을 연 10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간 양고기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수요는 늘었으며, 다른 양고기 전문점도 발전했다. 양고기의 다른 길을 제시한 <운봉산장>이지만 방심할 순 없다. 가능성은 가까이 있다. 뉴코리안 퀴진인 청담동 <밍글스>의 경우, 된장을 마리네이드한 양갈비가 인기메뉴 중 하나다. <운봉산장> 역시 한식을 하기 때문에 장과 발효를 활용한 메뉴가 준비된다면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춘천에서 시작해 서울까지 10년 이상을 이어온 <운봉산장>. 점점 더 커져가는 양고기 시장에서 한국형 양고기 전문점의 방향을 제시한 곳이다. 오래 사랑받은 집인 만큼 단골은 많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시대에 새로운 도전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 제 공 : 월간외식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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