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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추억의 빵집 태극당?

매일경제에는 경제보다 빵을 더 좋아하는 '빵순이 기자' 3인방이 있습니다. 조희영, 김윤진, 김수영 기자가 주인공이죠. 이들이 매주 빵 맛집을 탐방하는 빵스앤더시티(Pains and the City)를 연재합니다. 첫 순서는 지난 11일 매장을 리뉴얼하고 다시 문을 연 태극당입니다. 옛 정취를 살리면서도 좀 더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탈바꿈한 태극당. 매장 크기도 넓어지고 손님들이 직접 빵을 고를 수 있는 매대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아온 맛만은 그대로입니다. 빵순이 기자들이 태극당을 직접 찾아 태극당을 대표하는 빵들을 먹어봤습니다.

사진설명
[빵스앤더시티-1] ◆야채사라다(5000원) ▷희영=원래 채소가 들어간 빵을 즐기지 않는 편이다. 눅눅한 걸 싫어하고 크런치한 맛을 즐기는 내게 빵에 채소를 끼워넣는 건 모독 행위나 다름없다. 하지만 태극당 야채사라다는 아삭거리는 양배추 식감에 감자와 계란을 으깨 넣고 양파와 당근으로 잘 버무려진 채소 속이 일품이다. 빵과 채소가 이렇게 잘 매치될 줄이야. 신선한 채소를 담뿍 입에 담으니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윤진=여자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을 만한, 채소가 수북이 담긴 빵이다. 빵을 한 입 베어물 때마다 빵순이들 마음 한구석을 짓누르는 죄책감을 덜 수 있다. 심지어 먹으면 살이 빠질 것만 같은 착각마저 든다. 백종원 빽다방 사라다 빵이 감자와 계란 위주로 포슬포슬한 식감을 강조했다면, 태극당 빵은 '야채사라다'라는 이름값이 아깝지 않게 양배추 양파 당근의 푸짐한 양과 존재감이 빛을 발한다. 다만 2.5배 더 비싸다는 게 함정.

▷수영=추억의 야채사라다 빵이다. 다소 비싸긴 하지만 비슷한 가격에 팔리는 다른 샌드위치에 버금가는 양을 자랑하기 때문에 돈이 아깝진 않다. 다소 느끼한 맛이지만 속이 느글느글하지 않고 다양한 채소들이 부드럽게 씹힌다. 빵 자체는 평범한 편. 모나카와 함께 태극당을 다시 방문한다면 또 먹고 싶은 빵이다.

◆태극당 모나카(2000원)

▷희영=아이스크림 덕후라면 꼭 먹어봐야 하는 모나카. 요즘 아이스크림은 초코며 캐러멜이며 너무 달달한 게 부담스러울 정도인데, 절제를 아는 맛. 적당히 달콤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어른들이 드시기에도 딱일 듯. 모나카 겉면도 시중에서 대량 생산된 딱딱하고 바삭한 겉면보다 부드럽다. 옛 추억을 자극하는 맛이다.

▷윤진=태극당 모나카는 사랑이라고 외치는 수많은 팬들에게 죄송하지만 아주 특별한지는 잘 모르겠다. 시중에서 파는 모나카, 과자 겉면으로 덮은 아이스크림 등을 썩 좋아하지 않는 개인적 취향 탓일 테다. 그러나 아이스크림은 취향 저격. 자극적이지 않고 고급지다는 표현이 딱 알맞다. 우유맛이 진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하게 떨어진다. 그래서인지 여운이 길지는 않다.

▷수영=태극당을 대표하는 과자 중 하나. 아이스크림을 감싸는 겉면의 과자는 부드러운 식감 덕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잘 어울린다. 이 식감은 기계로 살릴 수 없어 장인이 과자를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끝내주게 맛있다기보다는 자극적이지 않고 계속 생각나는 맛이다. 혀끝에 단맛이 남지 않아 깔끔하다.

◆고방카스텔라(5000원)

▷희영=크기부터 먹는 이를 압도하는 볼륨이다. 곱디고운 노오란 자태와 갈색 뚜껑을 얹은 카스텔라는 혀에서 살살 녹는다. 다만 살짝 퍽퍽해서 목이 멜 수도 있다. 그럴 땐 함께 파는 따뜻한 우유 한 잔(2500원)을 곁들이면 안성맞춤이다. 카스텔라를 손으로 찢어서 우유에 찍어먹으면 퍽퍽함은 사라지고, 촉촉함과 함께 카스텔라의 달콤함이 배가된다.

▷윤진=봉지를 열었을 때 정말이지 탄성이 나왔다.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흡족해지는 비주얼이다. 여자 혼자 먹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양이라 가격을 낮추고 사이즈를 줄여도 괜찮겠지만, 그 특유의 투박함이 매력인 것 같기도 하다. 최근 반숙 카스텔라부터 촉촉하고 쫀득한 카스텔라들이 인기를 끌어서 그에 비해 다소 퍽퍽할 수 있다. 그렇지만 카스텔라를 좋아하는 정통파에겐 더할 나위 없다. 찍먹보다는 그냥 우유랑 함께 먹는 걸 추천.

▷수영=엄청난 크기와 황금빛 색감이 군침을 돌게 한다. 손으로 빵을 갈라보면 노오란 단면이 드러나 보는 것만으로 달달함이 느껴지는 비주얼이다. 폭신하고 달콤하지만 빵만 먹으면 조금 퍽퍽한, 옛날식 카스텔라다. 우유와 같이 먹으면 카스텔라의 정석을 느낄 수 있다. 차와 함께 먹어도 좋을 것 같다.

◆카레고로케(2200원)

▷희영=바삭한 고로케 반죽이 일품이다! 첫입 베어 물었을 때 느껴지는 바삭함에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안에는 당근 양파 감자 등이 가득한 노오란 카레가.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워서 자꾸 먹게 된다. 고로케지만 생각보다 느끼하지도 않다. 다만 일본식 진한 카레고로케를 즐기는 사람으로서는 조금 더 카레 맛이 강해도 좋았을 것 같다.

▷윤진=고로케는 기름에 절어 눅눅해지기 쉬운데 이 녀석은 정말 바삭바삭하다. 고로케 특유의 느끼함이 완전히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기름지다는 인상은 못 받았다. 카레고로케를 많이 먹어보지 않아서인지 개인적으로 카레향도 적당하다고 느꼈다. 아주 깊은 맛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 부담이 없다. 왠지 아빠한테 드리면 매우 좋아할 것 같은 빵.

▷수영=빵이 바삭바삭하고 쫄깃하다. 속을 채운 카레와 채소는 부드럽다. 개인적으로 고로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맛있게 먹었다. 바삭한 튀김과 쫄깃한 반죽, 부드러운 속이 삼위일체를 이룬 덕분에 성공한 고로케인 듯. 프랜차이즈 빵집들보단 맛있고, 고로케 전문 빵집보단 약간 아쉬운 맛이다.

[조희영 모바일부 기자·김윤진 증권부 기자·김수영 프리미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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