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나만의 AI 비서 마이에이전트 마이에이전트
인터뷰

6개월간 공장 돌며 `술자리 대장정`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 30회 간담회…1000잔 술 주고받으며 생산직 격려
사진설명
749잔. 지난 6개월간 생산직 직원과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이 마신 술의 양이다. 흥에 겨워 직원들이 따라준 잔의 수를 더하면 사실 1000잔을 훌쩍 넘는다. 장 사장은 지난 6월 말 오비맥주 대표로 취임한 이후 7월부터 경기도 이천, 충청북도 청원, 광주광역시 공장의 생산직 직원들과 평균 1~2주일에 한 번꼴로 저녁식사를 겸한 '생산직원 간담회'를 가졌다. 27일 291명의 직원이 있는 청원공장에서 11번째 간담회를 마지막으로 약 6개월에 걸친 대장정이 끝난다.

생산직원 265명이 있는 이천공장에서 11회, 193명이 근무하는 광주공장에서 8회를 했으니 20~30명과 이른바 '대작'을 해온 횟수만 30번이다. 보통 부서별로, 작은 부서는 다른 부서와 통합해 최대 30명까지 인원을 정하고 공장 인근 고깃집이나 감자탕집에서 모든 격식을 벗어던지고 어우러지는 게 회식의 특징이다.

장 사장의 이 같은 '이색행보'는 바로 생산직원들의 노하우, 그들의 경험과 머릿속에서 혁신이 나온다는 믿음 때문이다. 니시다 도시바 명예회장이 CEO로 재직하던 시절 추진했던 공장 '혁신 순회' 행보와 비슷한 맥락이다.

장 사장은 "영업에서 컸기 때문에, 생산 분야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며 "취임하고 보니 무기를 만들어 주는 생산직원들이 혁신적인 무기를 만들어 줘야 영업전선에 선 사람들도 싸워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들을 만나 얘기를 듣기 시작했다"고 했다.

처음에는 의례적인 '격려 행사'겠거니 생각했던 직원들도 '술자리에서 건의한 내용이 진짜 실행이 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생각을 완전히 바꿨다. 30회에 걸쳐 진행된 간담회에서 직원 건의로 회사 차원에서 개선점을 찾았거나, 해결방안을 찾고 있는 것만 130건이 넘는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 중에는 회사 핵심 경쟁력과 연관된 과제도 있다"며 "청원공장 맥주 주입기나 이천공장 맥주 살균기가 낡아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생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현장의 생생한 건의는 곧바로 회사의 주요 정책과제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경영과 혁신에 대한 건의도 나오지만, 고졸 출신으로 1위 맥주업체의 사장이 된 장 사장으로부터 성공 스토리를 직접 듣고 조언을 구하는 경우도 많다. 즉석 술자리 '멘토링'까지 이뤄지는 셈이다.

장 사장은 "한때 맥주업계 1위였다가 2위로 추락해 인고의 세월을 10년 넘게 보낸 생산직 직원들이기에 되찾은 1위 자리에 대한 수성 의지가 그 누구보다 높고 애사심이 강하다"며 "그런 그들과 회사를 더 크게 성장시킬 동력을 찾는 자리이기 때문에 몸이 좀 힘들어도 다시 힘을 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술자리가 끝날 때쯤 되면 함께 어울렸던 직원들이 스마트폰으로 '인증샷'을 함께 찍자고 몰려온다"며 "각자 집에 있는 부인에게 '오늘 사장님하고 회식'이라고 했던 말이 절대 거짓말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고승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Shorts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