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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공사, 70년 독점 `슈퍼甲`의 횡포

지면 A30
측량오류 외면…국토부 출신 채용 잇따라
사진설명
땅 문제로 대한지적공사와 10년 가까이 다툼을 벌이고 있는 박묘전 씨(47)는 몸도 마음도 지쳤다. 박씨 아버지 건물은 1983년에 매입한 것인데 지적공사가 예전 측량값을 뒤집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모든 분쟁이 시작됐다. 건물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피해를 입은 박씨는 땅 경계를 확인하기 위해 경기도와 지적공사에 재측량을 요구하고 법원에 소송을 걸기도 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경기도 안성에 사는 강정숙 씨도 잘못된 측량으로 지적도상 도로를 어긋나게 해버린 지적공사를 상대로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적공사의 측량 오류 때문에 국민이 고통받는 사례가 많지만 지적공사를 상대로 한 다툼에서 개인이 이기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지적공사의 독점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측량에 불복해 지방자치단체와 국토교통부에 이의를 제기하는 제도인 지적측량적부심(이하 적부심)을 제기해도 '내 땅 찾기'가 쉽지 않다.

적부심 때 진실한 측량 결과를 얻기 위한 재측량을 수행하는 기관이 지적공사이기 때문이다.

또 적부심 결과를 의결하는 중앙지적위원회 의장을 국토부 담당 국장이 맡고 있는데, 국토부에서 지적업무를 담당하던 공무원들이 은퇴 후 지적공사에 재취업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2013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에서 지적업무를 하던 고위 공직자가 은퇴 후 지적공사에 재취업한 사례가 지난 10년간 14건이나 된다.

이런 사정 때문인지 2010년 부터 2013년까지 4년 동안 중앙지적위원회가 접수한 적부심 신청 64건 중 인용된 건수는 5건뿐이다.

법원을 통해서도 권리를 되찾기가 쉽지 않다. 지적공사가 감사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손해배상이 이뤄지기까지 보통 5~7년이 걸렸고 최대 20년이 넘는 시간을 다툰 경우도 있었다. 최청인 한국지적협회 이사는 "법관이 지적공사의 측량이 오류인지 파악하기 위해 실시하는 감정측량조차도 5건 중 1건 정도는 지적공사에서 맡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적공사는 1938년 설립된 이래 국내 지적측량 서비스를 사실상 독점해 왔다.

그러던 2002년 헌법재판소가 지적법 제41조 1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경계점좌표등록부가 비치된 지역(수치지역)'에서의 지적측량 업무를 민간업자에게 개방하도록 했다.

그러나 우리 국토 중 수치지역은 5% 남짓에 불과한 데다 수치지역 측량마저도 지적공사가 8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국토부가 201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토지의 경계 때문에 발생한 소송비용은 매년 약 3800억원에 달한다.

지적공사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에서도 도해지역(종이도면 측량지역)에 대한 측량은 우리 공사가 담당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며 "지적 재조사 사업을 통해 수치지역을 늘려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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