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엔지니어 이승진씨 "한국 청년들 글로벌 기업 취업·창업 적극 나섰으면"
이씨는 글로벌 기업을 대표하는 리더십으로 소통, 혁신 그리고 책임을 꼽았다. 그는 빠르게 발전하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실패한 경영이란 바로 '안 되면 말고'식의 태도라고 지적했다. "IT 분야는 아이디어를 베낄 수가 없습니다. 스타트업들이 처음 시도하는 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성공 확률이 낮죠. 하지만 이럴 때 '안 되면 말고'가 아니라 '일단 해보고 실수가 생기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바로 혁신이 나올 수 있죠."
이씨는 과거 아마존에 입사 직후 전 세계 아마존 사이트를 다운시켰던 사고를 언급하며 이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입사한 지 두 달 됐을 때 컴퓨터 프로그램을 교체하는 일을 맡았는데 제 자신을 너무 믿고 금요일 밤에 혼자 남아 일을 진행했습니다. 스스로는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토요일 새벽 전 세계 서버가 다운됐죠. 임원진 등이 참석한 비상 콘퍼런스콜이 열렸고, 저는 해고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상회의에서는 그의 행적이 3분 단위의 타임라인으로 모두 공개됐다. 임원들은 그에게 책임을 요구했다. 그 책임은 바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 프로세스를 바꿔 보라는 주문이었다.
"당시 회사는 신입사원 한 명으로 인해 전 세계 서버가 다운됐다는 것을 충격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동안 감독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회사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한다는 반성이 나왔죠. 신호등이 없는 거리에서는 운전자가 사고를 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거죠. 저는 이 일을 통해 책임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배웠습니다. 수십 년간 제가 알아온 것과 완전 다른 것이었죠."
그는 창업 실패 경험도 있지만 여전히 창업의 꿈을 갖고 있다.
"세상에는 아직 없는 것도, 그리고 기회도 참 많죠. 사람들이 목말라하는 것을 알아내고 그것을 집어내는 것이 창업자의 역할입니다. 아이디어를 생각할 땐 일단 좋아하는 분야에서 무엇을 만들지 정하고 그 후에 어떻게 만들까 찾아가는 과정에서 적합한 방법을 고르면 됩니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 열정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그는 한국 젊은이들이 창업에 뛰어들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패에서 배우는 것을 알아주는 사회적 가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뛰어난 한국인 엔지니어들이 많지만 구글 등 세계 톱 기업에 도전하는 것을 꺼립니다. 취업에 도전했다 실패하는 경험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창업은 더욱 그렇죠. 실패를 실패로만 보기 때문에 마치 빨간 줄이 그어지는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기죠."
그는 중·고등학교 때 50명 남짓한 반에서 40여 등을 한 적이 있을 정도로 학업엔 흥미를 못 느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고교 졸업 후 발레파킹이나 택시 운전 같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오히려 학업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이러한 경험은 훗날 공부하기 힘들어 중도 포기자가 유독 많은 엔지니어링을 전공하면서 끝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이 됐다.
"다른 과목은 잘 못해도 수학은 참 좋아했어요. 한 가지만 잘해도 인정해주는 교육과 사회 시스템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셈이죠. 공부는 못했어도 대학 진학과 취업에서 불이익을 받은 적은 없어요. 좋아하는 일을 놓치지 말고 끝까지 하세요. 그게 바로 힘입니다. 저에게는 엔지니어로서 일하는 삶이 최고의 희열을 느끼는 분야입니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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