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22일 강원도에 사는 70대 남성 A씨는 마을회관에서 동네 사람들과 점당 100원에 고스톱을 쳤다가 도박 혐의로 기소됐다.
춘천지법은 "누구나 출입이 가능한 공개된 장소이고 판돈이 2만6800원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노인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고스톱을 친 것까지 도박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015년 대전에 사는 B씨는 같은 점당 100원짜리 고스톱을 쳤는데 도박죄로 처벌 받았다. B씨의 집에서 안면이 없는 사람 8명이 모여 판돈 15만원이 오간 고스톱 판이었다.
법원은 이들이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였다는 점을 들어 "친목 도모를 위해 모인 것으로 보이지 않고 5시간 30분간 장시간 고스톱을 한 점을 고려할 때 도박죄가 인정 된다"며 B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그렇다고 ‘서로 모르는 사이인가’가 도박죄를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2007년 인천에서 지인 2명과 점당 100원짜리 고스톱을 친 50대 여성 C씨는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약 1시간 20분 동안 2만8700원이 오간 판이었다.
C씨는 친목을 위한 자리였다고 주장했으나 인천지법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피고인의 경제사정에 비춰 판돈이 결코 적은 액수라고 보기 어렵다"며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유죄가 인정되지만 처벌하지 않고 2년 후 면소해 없던 일로 해주는 일종의 '선처'다.
C씨의 사례는 아는 사이라도 참여자의 직업과 수입에 따라 도박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법원은 시간과 장소·도박자의 사회적 지위 및 재산 정도·도박 경위·이익금의 용도 등을 고려해 도박죄를 판단한다. 따라서 같은 액수의 판돈이라도 주변 환경에 따라 도박이 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사회 통념상 판돈과 도박한 사람의 직업과 수입 정도, 그리고 함께 도박한 사람들과의 관계 등을 두루 따져 도박과 오락의 경계를 만들어간다"며 "뭐든지 지나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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