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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만들지 마라”…폐묘 5년새 2.5배 급증

배동미 기자

지난 5년 동안 분묘를 열어 화장하는 건수가 2.5배 급증했다 [제공=연합뉴스]
지난 5년 동안 분묘를 열어 화장하는 건수가 2.5배 급증했다 [제공=연합뉴스]
지난해 7월 청주에 사는 A(60)씨는 굴착기를 불러 선친의 분묘를 팠다. 그해 세상을 떠난 어머니(86)의 유골과 함께 화장하기 위해서였다.

A씨의 어머니는 생전에 무덤 관리 때문에 자식에게 짐이 되기 싫다며 자신이 사망하면 먼저 세상을 뜬 남편과 함께 화장해 달라고 여러 번 당부했다.

A씨는 어머니 뜻에 따라 선친의 묘를 비롯한 선대 묘 3곳을 개장해 화장하고 이들의 유골을 작은 나무 아래에 함께 자연장 했다.

자연장은 가로 세로 각각 25㎝ 크기 터에 흙과 유골을 섞어 묻는다. 매장해 묘를 만드는 것보다 유지비가 적게 들고 벌초를 비롯한 묘 관리에 품이 들지 않는다.

A씨 어머니와 같이 자식에게 묘지를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짐을 지우기 싫다며 자연장이나 화장을 요구하는 부모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28일 청주시 장사 시설 사업부에 따르면 분묘를 열어 화장하는 건수가 2012년에 2076건이었으나 지난해에는 5049건으로 급증했다. 5년 만에 2.5배 증가한 것이다. 이는 개장·이장을 많이 하는 윤달이 있었던 2014년 4067건과 비교해도 1000건가량 많은 수치다.

광주도시공사에서 운영하는 공원묘지 관계자는 "해마다 차이는 있지만 매장 분묘를 납골묘나 자연장으로 옮기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윤달이 낀 올해는 개장·묘지 이장 건수가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곳 묘지에서도 분묘를 개장한 후 화장하는 경우가 2013년 572건에서 지난해 700건까지 증가했다.

부산시설공단이 운영하는 금정구 영락공원에서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50∼350건 분묘 개장이 이뤄지고 있다.

영락공원 관계자는 "분묘를 없애고 납골당이나 자연장으로 바꾸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많이 늘었다"며 "최근에는 개장을 더 많이 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폐묘·이장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무덤을 파고 옮겨주는 업체를 찾는 사람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14년간 이장업체를 운영한 김모(46)씨는 최근 5년 사이 분묘를 정리하려는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청주에서 3∼4곳에 불과했던 폐묘·이장 대행업체는 최근 5년 사이 20여개로 늘었다.

김씨는 "하루에 보통 1건 이장 작업이 가능한데 지난해부터는 한 달 동안 하루도 못 쉬고 일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 관계자는 "관리에 많은 일손과 비용이 드는 분묘는 지난 10년 사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며 "묘소에 매장하던 전통적인 장례 문화가 세태 변화에 따라 화장 후 납골당에 모시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에 따르면 2015년 사망자 27만5700명 중 화장하는 경우가 22만1886명으로 화장률은 80.5%에 달했다.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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