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는 태아의 중요한 기관들이 만들어질 때라 기를 쓰고 참았지만 임신 중·후기에는 매일 한 잔씩 마셨다. 죄책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침마다 커피 생각이 간절해 결국 커피숍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신부 카페인 최대 일일 섭취 권고량은 300㎎이다. 임신부가 카페인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된 카페인이 분해·배출되지 않아 저체중아 출산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의 경우 아메리카노 한 잔(355㎖·톨 사이즈)에 150㎎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나는 하루 한 잔의 커피는 마시되 에스프레소 1샷을 초과하지 않도록 원칙을 정하고 매일 커피 한 잔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한국마더세이프 전문상담센터는 커피를 마셔 노출된 카페인으로 기형이 발생할 위험률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마더세이프는 태아 기형을 유발하는 위험물질에 대한 전문상담을 담당한다. 하루 한 잔은 의사도 괜찮다고 했다.
커피 못지않게 임신 때 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파마다. 약이 독해 가급적 임신 중에는 피하는 게 좋다는 얘기를 익히 들었다. 뿌리 염색이 시급한데 미용실에 가지 못하는 산모 얘기도 흔히 접할 수 있다.
나는 첫째 임신 초기에 볼륨매직을 해 임신테스트기 판독 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무탈하게 첫 아이를 출산했다. 경험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뭔가 확실한 게 필요했다. 그래서 의사에게 물었다. 마침 내 주치의는 한정열 단국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로 마더세이프 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는 파마와 염색 모두 해도 된다고 했다.
마더세이프에 따르면 파마나 염색으로 인해 몸 안으로 흡수되는 약물의 양이 매우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연구들에 따르면 임신 중 파마나 염색 등 약물에 노출된 임신부의 경우 기형이 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좀 더 충분한 연구가 필요해 태아의 기관이 모두 형성된 후인 임신 12주 이후에 파마나 염색을 하면 더욱 안전하다고 한다. 주당 30시간 이상 근무하는 미용사들을 대상으로 한 일부 연구에서는 자연유산, 기형아, 저체중아 출산이 더 많았다.
파마나 염색은 하고 싶고, 임신 중이라 걱정은 되고…. 미용실을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는 임신부라면 안정기에 미용실을 다녀와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권한울 프리미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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