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진보연대와 민주노총 등 20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8·15 범국민평화행동 추진위원회'는 서울광장에서 1만5000여 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개최하고 주한 미국대사관과 일본대사관을 에워싸는 '인간 띠 잇기' 행사를 개최하려고 했다. 주최 측은 오후 5시부터 서울시청에서 출발해 세종대로를 따라 일본대사관을 한 바퀴 돈 뒤 미국대사관을 포위할 예정이었지만 경찰 측은 "대사관의 기능과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미·일 대사관 뒷길에 대한 집회 제한 통고를 내렸다.
주최 측은 즉각 경찰 측 집회 제한 통고에 반발해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14일 저녁 서울행정법원은 대사관 앞길에서만 집회가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경찰 손을 들어줬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와 강성 시민단체들이 시위 전면에 나서면서 과격 시위로 돌변할 수 있다는 판단과 함께 최근 북핵 위기 등 긴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상황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이번 집회 및 행진이 '외교기관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외교기관을 에워싸는 방법의 집회나 시위를 허용하는 것은 '외교기관 보호의무'에 관한 빈 협약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최근 북한 핵 관련 세계 정세, 광복절의 시기적 특성으로 직원 일부가 출근해 근무한 점도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 촛불집회 당시 시민들 주도의 시위와 달리 이번엔 강경 노선을 가진 단체들이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법원이 주최 측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는 데 적지 않게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이들 단체 중 규모가 가장 컸던 사드배치반대성주투쟁위가 강경파 단체들의 일방적인 독주에 반기를 들고 협의체를 탈퇴했다. 이로 인해 그동안 성주에서 사드 배치 반대를 주도했던 김충환 성주투쟁위 위원장과 집행부 18명도 강경파들과의 마찰로 활동을 중단했다.
주민 300여 명으로 구성된 성주투쟁위는 여론 악화를 불러왔던 사드 기지 내 출입 차량에 대한 민간인들의 불법 검문검색에 반대했지만 강경파들이 이를 강행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해왔다. 김충환 위원장은 "사드 배치 반대 협의체들이 모여 있는 소성리에는 소성리 주민 외에는 전부 외부인이 들어와 의견을 주도하고 있다"며 "현재 외부인 등 10명 안팎이 모든 의사를 결정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현재 사드 반대 운동은 강경파로 분류되는 사드배치철회성주초전투쟁위와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 원불교성주성지수호대책위 등 3개 단체가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최근 구성된 사드배치철회성주초전투쟁위는 성주투쟁위가 협의체를 탈퇴하자 성주군 주민들의 반대 명분을 쌓기 위해 강경파들이 새롭게 구성했다.
[성주 = 우성덕 기자 / 서울 = 채종원 기자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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