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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부부 구두`로 입소문 난 성수동 수제화거리 "일할 맛 나요"

지면 A29
매출 2~3배씩 늘어 웃음꽃
수십년 구두장인과 더불어 2030 창업자도 몰려 활기
성수역 4번 출구를 나서면 수제화 공동판매장 앞에 긴 부츠와 그 위에 앉은 고양이 모습의 동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성수역 4번 출구를 나서면 수제화 공동판매장 앞에 긴 부츠와 그 위에 앉은 고양이 모습의 동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성수역 3번 출구에서 나와 100m 정도 걸어가니 가죽 특유의 냄새가 코를 간질인다. 냄새를 따라 골목에 들어서니 여기저기 구두 가게들과 가죽 판매점들이 가득 들어선 '성수동 수제화 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골목 입구에서 멀지 않은 2층 건물의 좁은 계단을 올라가 얼마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직접 방문해 신발을 맞춘 'JS슈즈디자인연구소'에 들어서니 전태수 대표를 비롯한 5명의 직원이 활기차게 일을 하고 있다. 전 대표는 "지난 6월에는 손님이 한 명도 없는 날도 있었는데 7월 말 김정숙 여사가 신발을 여기서 맞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손님과 매출이 3배가량 늘어났다"며 웃음지었다. 한 달 매출이 200만원 정도밖에 안돼 빚을 내 직원 월급을 주는 형편이었지만, 이제는 하루 80만원 매출을 거두는 날도 생겼다.

이처럼 최근 성수동 수제화 거리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7월 방미 직전 직접 신발을 맞춘 곳으로 주목받으며 수제화를 맞추기 위한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지역 상인들과 서울시, 서울산업진흥원, 성수동이 손잡고 수제화 시장을 살리려는 노력이 홍보 효과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젊은 창업자들도 직장을 뛰쳐나와 수제화 가게 창업에 나서면서 기존 50~60대 구두공들만 지키고 있던 수제화 시장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성수역 4번 출구 근처에 위치한 수제화 전문점 '드림'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두를 만든 유홍식 구두 명장이 작업에 한창이었다. 유 명장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불황이 심해 성수동 수제화 가게들 매출이 반 토막이 났었는데, 이번에 문 대통령이 내 가게에서 구두를 맞춘 게 소문이 나면서 가게 매출도 2배 정도 늘었고 성수동 수제화 가게 전체에도 손님들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수역 4번 출구 바로 앞에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수제화 업체들이 제품을 전시·판매할 수 있는 '공동판매장'이 마련돼 사람들의 발길을 끈다.

공동판매장에서 100m가량 걸어가면 이번에는 젊은 창업자들이 자리 잡은 새로운 수제화 거리가 펼쳐진다. 서울시가 마련한 수제화 제작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젊은 창업자들이 이곳에 자리 잡고 있다. 서울시는 교육을 받은 젊은 창업자 중 우수 인재들에게 가게 공간을 지원해 주고 있다. 원래 콘크리트 건물과 구조물로 가득해 삭막했던 거리를 손님들이 더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더 밝고 세련되게 바꾸는 공사도 한창 진행 중이다. 가게 옆 구조물들을 싹 다 철거하고 투명 유리 건물로 만든 '구두 박물관'이 자리 잡았다.

이곳 매장에서 다른 두 명의 공동창업자들과 함께 '부티크헤르원'을 운영 중인 허다원 씨는 "20~30대 젊은 여성 직장인들의 경우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새로운 디자인의 구두를 찾는 경우가 많아 최근 수제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중고차 딜러로 성공 가도를 달리다 예전부터 매력을 느껴온 신발 시장에 뛰어들어 자신의 이름을 상호로 쓰고 있는 윤지훈 씨는 "구두 디자인을 직접 해 수제화를 맞춰주는 매장들이 생각보다 적어 젊은 창업자들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앞으로도 온라인을 통한 홍보·판매를 본격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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